여유롭고 푸근했던, 따사로운 햇살 아래 노곤노곤 낮잠을 자고 집에 붙어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5월의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완연한 봄햇살이 따끔거리는 이제는 봄이라고 말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늦봄과 초여름의 경계에서 나는 앞에 놓여진 책더미를 보지 못하고 여전히 창문 밖 벤치를 내다보고 있다. '조금만 더' '하루만 더'하고 꾸물거린다. 이러다간 나중에 또 후회하겠지, 싶은 마음도 들지만 어쩌겠어. 후회하려나? 그치만 여유부리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도 여유부리는 건 내 주특기라서 고칠 수가 없다. 그럴 바에야...! 하루 하루가, 일주일 일주일이, 한달 한달이 너무도 빨리 지나가고 있다.. 악, 어느새 종강이 코앞이다! ― 방울방울 기억이 맺힌다. 내가 지금 돌아가고 싶은 시기는 언제일까. ..
여기는 진주. 부산우유를 처음 맛본 그대의 웃음 :-)! ― 1. 나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면 된다고 생각해왔지만, 24년 전 당신은 어떤 심정이었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의 나이와 비슷해져가면서 종종 생각하게 된다. 그들도 마찬가지로 어른이기 보단 아이에 가까웠다는 것. 그들의 눈에 나는 얼마나 어리고 철 없게 느껴졌을지, 그리고 그들 역시도 얼마나 두렵고 무섭고 그렇지만 무언가를 결심하고 해쳐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지. 시간을 벗어난 공감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 2. 가십거리가 떠돌아 다니는 것이 싫다. 본인들이 크게 개의치 않는 문제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그런 것을 신경쓰지도 않고서 그저 궁금하고 이야깃거리가 될 ..
모바일에서 네이버 블로그에 실시간으로 글 쓰고 덧글달 수 있는걸 되게 부러워했었는데 드디어 티스토리에도 글쓰기 기능이 업데이트 되었네요>< 와 신난다! 헤헤, 자주 포스팅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때그때 생각나는 걸 기록해둘 수는 있을 거 같아요:-)♡ 스맕폰을 제대로 활용해야지...ㅋㅋㅋ! ― 1. 저는 그대가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몰라요. 그대가 과거에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알지 못해요. 잘 모르겠어요 :-)... 네, 그냥 잘 모르겠어요.. 함께 했던 시간이 함께 하지 못했던 모든 시간을 뛰어 넘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대의 지난 삶이 앞으로의 삶이 얼마나 저와 이어질지, 떨어질지, 만날지, 평행선을 그릴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어졌었던 기억때문에 저는 아직도 이렇..
거의 한 달 동안 블로그를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 ... 이전 일기에 적어놓았던 것처럼 중간고사 때문에 바빴다면 바빴다고도 할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할 일이 너무 쌓여버린 탓에 아무것도 신경쓰지 못할 정도였다는 게 가장 크지 않나 싶어요. 이렇게까지 공부를 하지 않은 것도 처음이었고, 시험 전날에 매번 밤을 새야만 했던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고(..) 목표하는 것들을 모두 하지 않는 이상에야 블로그에 와도 넉두리 밖에 하지 못할 것 같아서 혼자만 끙끙대다가 이제야 간신히 시험이 끝나서 다시 마음 잡고 왔어요, 헤헤. ― 시험의 우울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경제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전공으로서의 경제라고 해야 하나?) 확실히 깨달은 게 있다면... 정치외교가 물론 학문으로서 보다 ..
맙소사 저는 왜 리딩을 지금까지 내내 미뤄뒀을까요... 선배에게 중외정 기출문제를 받았는데 생각보다 리딩이나 수업의 소소한 부분에서 문제가 나오더라구요;ㅅ;... 강의력은 그렇게 좋은데 왜 시험문제는 그렇게 치사하게 내시냐며... 교수님의 미소 뒤에 숨겨진 악마근성이 기출문제에서 빛을 발하는 것 같아서 참 쓰라립니다.. 수업하는 만큼만 문제도 잘 내시면 얼마나 좋아..! 그래도 정외 전공들 중에서 제일 재밌는 수업인데 시험은 왜 제일 걱정되는 건지...ㅠㅠ 친구들과 하는 스터디 제 파트 정리를 다시 한번 더 꼼꼼하게 해야 할 것 같아요. 분명 내 리딩에서 나온 문제가 맞는데 왜 내가 풀지 못하는 걸까.. 에라이,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ㅠㅠㅠㅠ.. 서정사는 음, 리딩교재보다 ..
큰병보단 감기를 쉽게 앓는 타입이라서 11월이나 3월쯤 되면 언제나 조금 비실비실 거리고, 아프다고 투정하고, 멍하니 수업도 놓치고 평소에도 기운없이 지낼 때가 제법 많아요. 오늘도 사실 친구랑 언니랑 셋이서 케이크 카페에 놀러가기로 했었는데 일어나니까 머리가 너무 아파서 멍하니 누워있다가- 다시 잠들어버리고 이래서 결국 나가는 걸 포기하고 말았는데.. 아구, 저에게는 너무 익숙한 봄감기라 이젠 별다른 허섭스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는데 친구가 너무 걱정하더라구요..ㅜ 아프다고 말한 제가 더 미안해질 정도로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가보라고 그러구, 나갈 기운이 나지 않아서 누워있었더니 전화에 문자도 쏟아지고, 문 앞엔 죽이 놓여있고...ㅜ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뭉클... 원래부터가 심심하면 감기앓이..
왜 우리의 교차점은 그다지도 짧았을까. 왜 우리는 이후에 계속 평행선을 그리며 달려왔던 걸까. 언제쯤 다시 우리가 걷는 길이 만날 수 있을까. ― 음, 아아. 집 안에만 계속 있으면 내가 어떻게 말했는가를 잊어버릴 것 같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기억나고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도 선명한데 왜 내 목소리는 쉽게 잊어버릴까. 보고싶어. 잘 지내니. 요즘 많이 정신없지.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그래서 더 보고싶은가봐. 라고 하고 싶은 말들이 무진장 많은데 어째서인지 나는 눈동자만 똥글똥글 굴리고 있을 뿐. 밥 먹었어? 라고 전화를 걸어주는 아버지가 반갑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어디 아픈데는 없니? 하고 말을 건네주는 어머니가 보고싶기도 하고 쓰라리기도 하고. ― 그대들이 경험한 것들은 초라한 나의 인생에..
마음이란 건 슬프면서 또 따사로운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곳에 나를 바라보고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고, 여기에 그대들을 바라보고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내가 있으니. ― 요즈음의 고민은 참 별것 없습니다. 놓아버린 공부의 흐름을 어떻게 하면 되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경제란 녀석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을까, 리딩은 대체 언제 다하나 뭐 이런 것들... 아 그리고 덧붙여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하는 자취생이 되고 난 다음부터 새롭게 고민하게 된 것들이요 :-) 헤헤. 어느덧 개강을 했고 정신없는 반 일정은 거의 대부분 마무리 되었습니다. 작년 요맘때 정신없이 3월이 지나간 것처럼 요즈음의 저도 정신없는 3월을 보내고 있네요. 한 학년 위에서 새맞이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신경쓸 것들이 ..
시간이 지나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어떤 일들이 잊혀져가도, 본질은 변하지 않아. 무엇을 쓸 것인가 무엇을 고민할 것인가 무엇을 위해 노력할 것인가.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무엇을 꿈꾸고 갈망하는가. 끝없이 변해가는 세상속에 변해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그것이 속된말로 쓰레기같고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또한 변하가지 않는 또 다른 무언가를 위해서 용기를 내어보고 싶었다. 당신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가. 당신의 시선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당신은 어떠한 꿈을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가.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 나의 목소리가 나의 글이 나의 마음이 나의 메아리가 닿지 않아도 좋다. 닿는 것따위는 사실 애초부터 바라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냥 ..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을 하고, 누군가는 그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을 한다. 비록 세번째가 되기는 힘들지 몰라도 적어도 첫번째는 되지 말아야 한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더 많은 것을 보아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야만 한다. 싫어하는 공부를 억지로 해서 결국 싫어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인생을 살기에는 자신의 남은 생이 너무 아까우니까. 그리고 또한 그것이 다른 사람을 위하는 일이라면 하는 어떤 바람. ― 찬 바람이 가득 차있어서 해가 떴는데도 한바탕 비라도 쏟아질 것같이 어두운 하늘이었다. 마음 속으로 숫자를 센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다섯- 뜨지 않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다. 여전히 하늘은 어둡고 휴대폰의 ..
:-) 아자아자 화이팅! 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 1. 중국외교정책론 (정재호) 서양정치사상1 (유홍림) 국제관계사개설 (마상윤) 2. 미시경제이론 (김선구) 경제원론2 (정상준) 3. 라틴어1 (권혁성) 심리학개론 (박형생) 21학점. 정치외교 전공 3과목, 경제 전공 2과목, 교양 2과목! 평점이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일단 더 공부해보고 싶다. ― 너무 정신없이 바쁘고 이래저래 신경쓸 일이 많아서, 그리고 또 마침 환절기라서 몸살감기를 앓다보니까 블로그며 생활이며 그냥 내팽개치고 있는 거 같아서 돌아왔습니다. 그 이전에 쓰고자 했던 글들이 모조리 날아가버렸지만... 아직 사진 정리도 다 하지 못했고, 쓰고 싶었던 이야기들도 다 내보내지 못했는데 개강은 어느새 다가왔고 이미 지나쳤고 저..
오늘도 행복하자. 울지 말고 웃자. 다시 한번 사랑하자.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 속에서 부대껴 살아가야 한다는 것 쯤이야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다양성을 인정하기 위해 회의감을 가져야 한다는 건 슬픈 일이라고 생각해. 사실 모두 살아가자고 하는 일이고,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는 것일 뿐인데 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모두 속에 하나되고 다시 그 하나 속에 홀로 나뒹굴게 되는 걸까. 울지 말고 웃기. 어제 슬퍼했던 만큼 오늘은 행복하기. 버림받고 내팽게쳤던 그대를 당신을 다시 한 번 사랑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지레 포기해버리는 것은 싫다. 끝내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깨어진 믿음은 다시 붙여지지 않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바보같고 병신같은 이들이 그들 자신의 모습대로 웃으면서 살..
아메 아메 아메 아메 아메 아메리카노- ― 나이가 드니까 늘어지는 건 넉살밖에 없다는 게 맞는 거 같아요. 말주변도 없고 애교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싹싹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된 걸 보면 ;) 물론 어른이 되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에게 조용하게 혼을 내고 무언가 내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가까운 주변에도 저보다 어린데도 이미 훌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이대로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많이 생각했었는데 조금은 바뀌게 된 것 같아요. 좀 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와야 하겠지만은... 헤헤. 음, 그래도 용기를 내고 나니까 지금은 마음이 개운해요 :-) 그래서 며칠 간 비어있던 블로그도 다시 업데이트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