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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함께한 시간이

은유니 2011. 5. 15. 03:25

모바일에서 네이버 블로그에 실시간으로 글 쓰고 덧글달 수 있는걸 되게 부러워했었는데 드디어 티스토리에도 글쓰기 기능이 업데이트 되었네요>< 와 신난다! 헤헤, 자주 포스팅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때그때 생각나는 걸 기록해둘 수는 있을 거 같아요:-)♡ 스맕폰을 제대로 활용해야지...ㅋㅋㅋ!




1. 저는 그대가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몰라요. 그대가 과거에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는지도 알지 못해요. 잘 모르겠어요 :-)... 네, 그냥 잘 모르겠어요.. 함께 했던 시간이 함께 하지 못했던 모든 시간을 뛰어 넘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대의 지난 삶이 앞으로의 삶이 얼마나 저와 이어질지, 떨어질지, 만날지, 평행선을 그릴지 알 수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어졌었던 기억때문에 저는 아직도 이렇게 숨죽이고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신기하게도 참 많은 것을 공유했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대는 잊어버렸을지도 모르는 그 자리를- 지키고 싶어하는 것은 그때문이니.
깊어 가는 밤 중에, 세상이 잠들어 시계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한 시간에 문득 보고싶은.


2. 점심즈음 조모임 때문에 학교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꼬맹이들에게 붙잡혀 잠시 인터뷰(?) 같은 걸 당했다. 어떤 학과를 다니느냐, 그 학과에선 무엇을 배우느냐, 학교 생활은 어떻느냐, 장래희망(?)은 무엇이냐,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냐... 정도의 질문을 들었던 것 같은데 가장 전자 말고는 답변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 같아 왠지 미안하기도 하고, 미묘한 기분. 시간이라는 건 참 신기해서, 내가 저 때에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 기억은 나지만 그 때 느꼈던 것들이 온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질문을 붙잡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허한 웃음이 나왔다. 조언과 용기를 기대하는 그네들에게 실상 나는 어떠한 것도 답해줄 수 없었다. 나는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그들은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나는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온전히 배우고는 있는 것일까,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을까. 아마도 오래된, 여전히 잊혀지지 않은 매듭을 두 손에 붙잡은 내가, 그들 눈에는 커보였을까. 생각해보면 달라진 것은 시간과, 내가 있는 위치와, 혹은 주변에서 바라보는 위치였을 뿐인데. 지금 내게 커보이는 그들의 시간이 내게 겹쳐졌을 때 나는 보이던 만큼 클 수는 있을까. 시간이라는 건 참 미묘하다. 그래도 나는. 해결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제자리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변한 것이 있을까. 멈추어져 있던 시선이 멀어지든 가까워지든 움직임을 보였을까.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가만히. 

날씨가 참 좋았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가을이 아닌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내어주지 못했던 그것은 아마도 그 당시에 바라보던 하늘이었고 그 바라기를 지속하던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좋아했던 건 함께 한 시간이었을까, 함께한 그들이었을까. 좋아하는 건 수풀 아래 가득 풍겨오던 바람과 스치는 봄햇살의 여유일까, 아니면 여유를 보낼 수 있는 당신들일까. 먼저 정해지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3. 싫었다기 보다는 불편했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진실을 알고 있는 나는 그 이면을 보지 못하는 그들 앞에서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으니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인다고 그들에게 말해주어도 전혀 설득되지 않았으니까. 한 때 화를 내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냥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생각을 내가 모두 이해하고 그들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다양성이라는 것은 이러한 지점에서도 이해하지는 못해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쓰린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런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삶의 배경이 다르고 보고 듣고 느꼈던 그 모든 것들이 다르기 때문이겠지만은 그래도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만은 변하지 않으니까. 들을 생각이 없건, 혹은 크게 관심이 없건, 다르게 느끼건 관계없이 어쨌든. 하지만 웃는다. 깊은 이야기를 나눌 만큼 친하지는 않지만, 실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일상을 나눌 만큼은 친하다고 생각하니까. 마주보는 그 시선이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는 지금 우리가 있는 시간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혼자 곰곰 받아들이면서. 그들에 대한 나의 시각이 간접적으로 느낄 때와 직접 피부로 느낄 때 달라져간다는 건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인정한다고 해서 모두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쓰리다.
그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점이 무엇인지 내 눈엔 선히 보이니까.
다른 이들도 내게 그것을 느끼겠지만.


4. 날씨가 참 좋더라. 너의 계절은 어떨지 모르겠어. 쉬운 일이 하나도 없더라 :-)... 하지만 힘을 내자.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아까운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는데, 무언가를 달구는 소리가 끊임없이 흐르고 있는데. 아쉬운 날들을 그저 보내주지만은 말자. 무뎌지는 것을 바라지 않아. 견디는 것을 바라지도 않아. 그렇지만 힘내자. 그리워하는 마음 만큼 지켜볼게. 할 수 있는 만큼, 나는 내 시간을 열심히 보낼게. 안타까운 지금을, 너에게도 보내주고 싶다.

5. 생각만큼 쉬운 것은 없지만, 생각만큼 그렇게까지 어렵지도 않다. 지나가고 보면 결국.

6. 가끔씩 안부를 묻지만 심정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웃음소리가 들려오지만 그것이 진심인지 알 수 없네요. 하지만 더 이상 다가갈 수 없으니 저는 이곳에서 당신에게 묻습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점심은, 저녁은 드셨나요? 아픈 곳은 없나요? 여긴 제가 좋아하는 봄비가 내려 차분한데,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아 걱정이 드는데 그곳은 덥지 않나요? 돌아올 대답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마음으로는.
벌써 오랜 시간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세상은 멈추지 않으니까요 :-)..... 당신은 후회하나요?...

7. 곧 일주기가 다가온다... 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오빠가 군대를 간 지 꼬박 한 해 하고도 몇 주가 흘렀다. 후텁지근하던 날에 비가 내려 가물던 공기를 적셔주던 날이 꼬박 한 달이 남았다. 갈팡질팡 갈 곳을 잃은 걸음은. 올 해도 어버이날엔 집엘 내려갔댔다. 지난 유월엔 모교를 들르고, 칠월엔가 팔월엔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고 오랜 지인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번 유월엔, 칠월과 팔월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는, 그는, 당신은.
시계바퀴는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현실을.




시계가 고장나고 나니 방 안에 소리가 멈추어 버렸다.
제 발을 멈추지 못하는 듯 앞서나가는 전자시계는 어느 샌가 7분이 빨라져 있었다.
휴대폰 시계와 컴퓨터의 인터넷 시계는 아마 정확한 시간을 가리킬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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