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어디든 햇살이 닿는 곳이라면 소풍가고 싶어 지네요 :).. 그곳 하늘도 이렇게 예쁜가요 -!
1. 목 잘린 석인상 마을 외곽의, 사람들이 오가는 지점에 목이 잘린 석인상 하나가 누운 채로 있습니다. 석인상이 누워있으면 비가 오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대개 응시받는 것을 해악의 원인이라 믿어 매우 꺼립니다. 그 때문에 누군가를 똑바로 노려보고 있는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석인상은 적대관계의 타 마을 사람들이나, 미신을 신봉하는 사람에 의해 부숴지거나 파묻히는 일이 종종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깨끗하게, 마치 날붙이로 절단한 듯 목만 잘린 상태로 눕혀져서 누구도 건들거나 똑바로 세우지 못한 채로 현재 며칠이 지난 상황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당황했습니다.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짓을 한걸까요? 석인상이 완전히 부숴졌다면, 그것은 있을 법한 일입니다. 샤먼의 제사..
우리들은 항상 바람과 같이 살아가는 거란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엔 그것에 대한 자부심과, 또한 흘러가듯 붙잡지 못한 것들에 대한 회의감이 진득하게 묻어나왔다. 바람같이, 그 바람에 기대어 살아가다, 그는 이내 바람 속으로 사그라져 자그마한 빛 무리로 응어리져 조각조각 여기저기에 뿌려진 채 사라졌다. 그 흩어진 조각을 하나 가슴에 끌어안고서 나는 손에 닿을 듯한 그 거리감을 극복하지 못한 채 줄곧 살아왔다. 이렇듯 온 세상에 가득 그가 흩뿌리고 간 바람의 잔해들이 보일 때면, 그 광활함에 두 발 딛은 땅이 되었다가, 그 작은 모래알이 되었다가, 어느새 깊숙하게 내려가 모두에게서 동떨어진 먼지 한 톨이 되었고, 다시 도리어 두 팔 벌린 공기를 안고 있다가, 그 광야 자체가 되었고, 어느 순간 나는 우주..
1. 며칠 전에 오빠가, 무슨 과 가고싶냐고 물어보길래 뜨끔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얼버무렸더니 '국어국문학과?'하고 도리어 그쪽에서 대답을 해서 당황해 버렸습니다. 오빠는 시간 나면 책붙들고 늘어지고, 컴퓨터로 뭔가 끄적이고 있는 저를 보며 분명 그쪽으로 갈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 사실 그렇다고 해서 꼭 내가 그쪽으로 갈 것 같아보이진 않잖아. 한번도 집에서 그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는데 상대편에게 간파당했습니다. 어째서- 라기에 앞서서 '응, 가고 싶어'라고 말한다면 무슨 대답이 돌아올까 잠시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흘러왔네요. 2. 요즘 공부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닌데 이래저래 피곤한 일만 있네요. 시험은 벌써 2주 앞으로 다가왔고, 수능도 이제 두달밖에 남지 않았으니까, 공부는 손에..
*강아지풀, 흥얼거림, 파란 하늘 마치 손을 마주 잡으려는 듯 작은 언덕 위에 금홍빛 태양의 손길이 나즈막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손길을 스치는 가득 투명한 바람이 파란 하늘 위로 지나가며 장난을 부렸다. 그 투명함마저도 금홍빛으로 채색되어 빛나는 듯 온누리가 눈이 부셨다. 바람을 타고, 주변에 흐드러지게 갓 피어오르는 낮은 풀들이 서로 부등켜 앉고서 허리를 숙였다 펴고, 곡예를 부리 듯 강아지풀 하나가 소녀의 입술에 물려 춤을 추고 있었다. 하시르 옌은 사실 그 소녀가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는 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그것들이 풍기는 향기에 취해, 눈부시게 환한 그것의 마음에 끌려 이곳으로 왔고, 자신의 콧속으로 들어와 가슴과 발끝, 손끝을 거쳐 머리마저 빛으로 채우는 바람..
*영원 사그라지는 공기의 촉감이 서늘해져 갈 무렵, 시간은 빛을 잃었다. 태양의 손에 닿아 붉게 물들던 사물들은 점차 그림자에 의해 잠식되어 가고, 스산하게 우는 바람만이 그 공허한 공간을 메우고 있을 뿐이었다. 며칠이나 빗줄기가 빗겨간 대지는 메마르고 건조해져 있었다. 어미 잃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목마름을 가시게 해줄 물을 찾는 듯 몇 없는 땅 근처를 돌아다니고 있었으나, 뿌리 깊은 곳에서도 수분 부족에 허덕이는 풀과 나무들의 갈라지는 소리 말고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저물어가는 날 빛 속에 길고양이는 애절하게 울어댔지만, 무심하게 세상에 빗겨 서 있는 그 말고는 누구하나 지켜보는 이도 없었다. 회색의 짙은- 흐릿한 건물들 사이를 말없이 돌아보던 해마저 완전히 모습을 감추자 마치 그곳에는 더 이..
*바라기 하늘 위에선, 아스라이 먼 거리에서부터 서서히 붉은 어둠이 밀려왔다. 내일의 시작을 기약하고서 태양은 눈을 감기 시작했고, 말갛게 피어오르던 마지막 손길은 길게 늘어져서 퍼져나가고는 이내 사그라져 갔다. 그 사이로 반짝하고 첫 별이 모습을 보이는가 싶더니 하늘가에 한가득 별들이 제 탄생을 알리려는 듯 풀잎 아래의 작은 풀벌레의 날갯소리까지 빛을 한껏 퍼트리고 있었다. 지상에 와 닿는 별의 눈길은 그것이 스치는 사물마다 온통 그 자신과 닮은 하얀 빛으로 물들였고, 그것들은 발갛게 달아오른, 저무는 햇빛과, 눈부시게 환한 별빛을 동시에 머금고 꿈을 꾸는 듯 꿈틀거렸다. 계절은 어느새 두 번째 9일이 절반 정도 지나가고 있었고, 공기를 흩트리며 바람을 타고 나리는 눈은 지난 며칠 사이에 한층 더 짙고..
Character - 이름 : 하시르 옌 - 나이 : 23살 - 성별 : 남 - 직업 : 마방/목재 조각공예 보통 여기저기서 구해온 나무들을 이용해 공예품을 만들고, 천연 염료를 얻어 색을 물들여 마방 일을 하러 나갈 때 팔거나 한다. 주로 만드는 것은 실내 장식(성스러운 어머니 나무, 동식물, 병, 촛대, 기하학 모형, 사람 형상 등), 장신구(전통 문양이 들어간 옷 장식 브로치, 달그락 거리는 팔찌나 목걸이 등) 같은 것으로, 아이들에게 장난감 따위를 만들어 선물해 주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의 부탁으로 실생활에 필요한 생활용구를 만드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 동물 : 묘. 이름은 룬. 전체적으로 연갈색이고, 머리 위로부터 목 뒤로 이어지는 긴 선, 꼬리와 발목 부분에만 주황빛으로 물들어있다. 배부분..
…하고 싶었던 말은 천랑님께 전부 보내드렸습니다.. :) 그동안, 5년이라는 시간동안 정말이지 정말이지- 감사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좋은 꿈을 꾸었고, 좋은 추억을 가지게 되었으며, 좋은 인연을 만들어왔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이겠죠-? 안녕, 만화방. 안녕, 마법사님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사랑했습니다, 사랑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꿈꾸는 좋은 하루 되세요 :D http://cafe.daum.net/1000rangmanh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