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성적표가 나왔습니다..ㅠㅠ 시험 화요일에 끝났는데 토요일에 전부 완료라는 선생님들 저희 학급경연 준비하실동안 이거만 하셨구나, 윽, 평소에는 늦장늦장 부리시던 분들께서 이번따라 왜이렇게나 빨리 헤치우셨는지 참.. 생각보다는 잘 나와서 다행이고, 덕분에 아빠한테 칭찬듣고 용돈 탔어요! 히히. 모의고사도 그렇고- 못 봤다고 포기한 과목에서 퍼센트가 생각보다 높고, 절대 3등급 아래를 기대했던 일본어에서 1등급이 나와서 감격(..) 윽, 그렇다고 잘 본건 아니라서 왠지 내년에는 정말 열심히 해야 겠구나 하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물론 고쓰리 압박에 겨워 공부는 더 되지 않고 스트레스만 쌓여갈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는 하지만, 내년이라고 놀지 않을 저는 아니니까... 에이뭐, 그건 그때 가..
*그을음 삶의 형상은 언제나 그 본디의 품으로 돌아간다. 그러한 생의 회귀는 그들의 마모 후를 위한 양분이 되어 지상에 검붉은 흔적을 남기게 마련인지라, 딛고 있는 어느 곳에든 늘 생멸의 기운이 도사려 있었다. 그 오랜 동안의 되풀이는 더 이상의 미련을 남기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도, 그는 자박자박 밟히는 발 밑의 하릴없는 스침에 선득 피어오르는 향불을 마주했다. 무엇을 향해 나아가기 위함이랄 의미를 갖지 않은 채 그것은 그저 한줄기 연기를 위쪽으로 타올리는 것 밖엔 달리 하지 않았으나, 그의 안에서 치솟 듯 나부끼는 향내음을 불현듯 맡게 되는 것이었다. 그 속에 서려있는, 절벽을 향해 뜀박질하는 생에의 본능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박동으로 전해져왔고, 그는 다만 지그시 그들의 마지막을 스러질 듯 품에 안았..
1.5기 모집 중입니다. (11/27~12/20) 그곳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 소통과 순례, 그리고 삶을 고행하는 사람들 ETuGeN 드디어 고대하던 1.5기 모집이 시작되었습니다 :D... 랄까, 저는 2주 뒤에 시험을 준비하느라 준비기간 동안 많이 달리지는 못할 것 같네요ㅠㅠ.. 아우, 모집기간동안 기존멤버는 이벤트가 진행될거라는데 두근두근합니다! 신청할 때의 그 떨리고 긴장되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으하하. 끌리면 오라, 에투겐!
150.한 가지 일에 평생을 건 사람에게는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겪언이 무의미하다. 그에게는 오늘이나 내일이 따로 없고 다만 '언제나'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외수 :결국 참다참다, 버티다버티다 결국엔 아버님이랑 한판 했습니다. 제기랄, 그래서 내가 당신과 대화하다 보면 뭔가 턱턱 막히는 기분을 느끼는 거지요. 나의 장래가 어떻게 나의 인생사가 아니라 우리의 가족사가 되는 거고 당신의 선택이 되는 건데. 저를 싫어하는 거 억지로 참으면서 4년동안 그저 미쳤다하고 살 사람으로 키우시려 했던거라면 어라, 그거 정말 한참 잘못되어버린 계획이네요. 유감입니다. 내가 시험 때마다 긴장하거나 아픈거야 초등학교 때부터 있어왔던 거고, 그게 해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시험을 치는' 실재감은 점..
:중간고사 끝나고 한달반이 지나갔는데 도대체 그 긴 시간동안 한게 뭐냐(..) :저희도 이제 D-362일 입니다. 작년에 오빠 수능 치는 거 보고서도 솔직히 별 감흥이 없었기는 했지만, 이번 수능이 끝나고 나서도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냥 멍뎅-하니 날짜 가는 건만 북북 바라보고 있네요. 으하하.. 정신차려야지 하고 쿵쿵 머리를 쥐어박고만 있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그런 압박감에 시달리지만, 또한 손에는 아무것도 잡혀있지 않고, 겨우 붙잡고 있었던 것마저 바람처럼 흘러내려 버려서 허공 속에 내버려진 느낌. 바로 위 선배들이 수능을 치고 나니까 정말 새삼스레 수험생이라는 딱지가 왜이렇게도 가슴 시리게 와닿는지.. 졸업식 하고 나면 또 어떤 기분이려나요. :내일 드디어 동아리 회지 마감일입니다 ..
:날이 많이 짧아져서 이젠 다섯시 쯤엔 벌써 주위가 어두워져. 작년엔 교실이 4층이여서 맨날 창문 바라기 하면서 보충수업 마칠 때쯤 환하게 빛나는 달 쳐다보곤 했는데, 지금은 1층이니까 그 마저도 나무랑 건물에 가려서 잘 보이지는 않아. 다만, 창문 밖의 변해가는 빛깔을 나도 모르게 주시하고 있곤 해. 어째서일까. 낙엽이 지기 시작할 때는 도리어 몰랐는데, 이렇게 저물어가는 하루를 지켜보는 것이 무언가 응어리져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 :무언가를 잊지 못해서 그리워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그것에 붙잡혀 놓아버리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향불은 오직 위를 향해 올라갈 뿐, 지상에 머물러 있으려 하지 않는 법이건만. 그럼에도 그 향불에 자신을 담아 흘려보내는 것은 역시나 사람의 한이겠지만은. 그러..
1. 어린 아이 당신은 순스에서 본 적 없는 어린아이 하나를 발견합니다. 아이는 성별을 알기 힘들만큼 작은 몸에, 입을 제외한 얼굴 전체에 가면을 쓰고 있어 생김새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말하지 않는 아이는 단지 당신을 졸졸 따라다닐 뿐입니다. 단서라면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헹그럭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랄까요. 다 올에게 찾아가면 아이를 나르에게 인도하라고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권한 밖의 일이라고만 일축합니다. 이제 아이의 취급은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다'들의 당부 때문에 자신의 거처로 아이를 데려갈 수는 없습니다. 아이를 도로 다 올에게 데려다 주던지, 가면을 벗겨 정체를 밝혀내거나 혹은 그냥 내팽겨쳐도 그것은 당신의 자유입니다. 다만 가면이 벗겨지는 일이 있다면 당..
1. 역시나 이 시기쯤 되면 한번 아파주면서 겨울을 맞이해야 하는 걸까요 ㅇ
* 주치는 차나무 사이를 무언가 흥겨운 발걸음으로 지나다니다가, 가끔씩 아무렇지 않게 손을 뻗어 찻잎을 뚝 떼어 내어 그대로 입안에 물곤 했다. 잘그락, 쇠붙이들이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찻잎 위를 스치며 경쾌하게 울려 퍼졌고, 그 사이로 길게 늘어뜨려진 헝겊 끈들이 제 날갯짓을 하며 공중에 나부끼고 있었다. 첫 별이 제 탄생의 빛 무리를 세상에 뿌릴 무렵에 시작했었던 굿이 끝난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나고 주변은 어린 밤의 낮은 숨소리로 휩싸여 왔지만, 주치는 아직 입고 있는 호익을 벗지 않은 상태였다. 소맷부리에 달려 있는 장신구들이 제법 무거울 법도 한데 주치는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 그녀가 다시 잎 하나를 떼어 물고는 우려내지 않은 찻잎의 씁쓸한 향기와 입 안의 푸른 빛깔을 온 몸으로 흡수할 듯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