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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한 가지 일에 평생을 건 사람에게는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겪언이 무의미하다. 그에게는 오늘이나 내일이 따로 없고 다만 '언제나'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악하악> -이외수
:결국 참다참다, 버티다버티다 결국엔 아버님이랑 한판 했습니다.제기랄, 그래서 내가 당신과 대화하다 보면 뭔가 턱턱 막히는 기분을 느끼는 거지요. 나의 장래가 어떻게 나의 인생사가 아니라 우리의 가족사가 되는 거고 당신의 선택이 되는 건데. 저를 싫어하는 거 억지로 참으면서 4년동안 그저 미쳤다하고 살 사람으로 키우시려 했던거라면 어라, 그거 정말 한참 잘못되어버린 계획이네요. 유감입니다.
내가 시험 때마다 긴장하거나 아픈거야 초등학교 때부터 있어왔던 거고, 그게 해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시험을 치는' 실재감은 점점 사라져가고 '쳐야한다는' 압박감만 더해져가는 걸 어떻게 하라구요. 나라고 이런 거 고쳐보려고 안했나, 나라고 스스로에게 어떠한 자신감도 가지지 못하는 태도와 자세를 고치려고 노력해보지 않았을 것 같나요? 아니, 천만에 말씀. 이렇게 우유부단하고, 삶의 계획은 고사하고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거조차 허덕이는 거 저도 별로 마음에 드는 바가 아닙니다. 아니라구요. 제길, 그따위 목표따위 없으면 어떻고, 그 목표에 자신을 맞추지 않으면 또 어때서.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온전히 살아가겠다는 데 뭐가 문제야.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당신의 소원이라는 말에 내가 얼마나 끌어오르는지는 생각해본 적 없겠지.
철없고 부질없고 하릴없이 시간 보내는 것 밖에 익히지 못해서, 행운과도 같은 시대에 태어나서 어려움따위 겪어보질 않아서 저는 그런거 잘 몰라요. 그러니까, 제대로 가르쳐주세요. 뭐가 잘 사는 거고, 뭐가 남들 눈에 성공한 걸로 비추는 거지?
나 다른 거 바라지 않아. 그냥,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이 아니라, 장학금 받고 다닐 수 있는 대학을 가고자 할 뿐이야. 욕심같은 거 별로 없어. 사립대- 내 힘으로 갈 수 있는 거 아니면 솔직히 넣어볼 엄두도 못내. 학원, 과외같은 거 하나도 안 받아봤잖아. 이제껏 혼자서 공부 잘 해 왔잖아. 근데 왜 이제사 세삼스레 일년 남겨두고 그러는 건데. 내 성격도 잘 알잖아. 나 논리정연하게 정리하는 거 도저히 못해. 딱딱하게, 나 자신만을 위해 설계하는 거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거 나보다 당신이 잘 알고 있잖아요. 툭하면 울고, 사실은 겁도 많고, 냉정하게 판단 내리는 거 잘 못하는 거, 충분히 알고 있잖아요. 내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어하는 지 실은 다 알고 있잖아.. 어째서, 근데 왜 알면서도- 그렇게 잘 파악하고 있을 거면서도-.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렇지만 아니다라고 판단할 수는 있어. 그러니까 제발, 이제 그만 좀 하자. 나 이제 이야기하기 싫어.
:솔직히 입시에 대해서 만큼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서, 무슨 과가 나에게 맞는 지도 제대로 선택하지도 못하겠다. 그런데 벌써부터 수시 준비를 하고, 전형에 대해서 알아보고 해야 하는 건가. 나에게 특별한 재주가 있을리도 없고, 그저 조금조금씩 맞추어가며 살아왔을 뿐이라서 큰 야망 같은 것도 없는데 그런 질문 받으면 도리어 당황스럽다. 내 성적이 아니라, 다른 것들로 나란 사람에 대한 판단이 내려졌으면 하는데. 학색인 이상 그건 힘든 일이겠지만은.
:부채의 사북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고, 좌르륵 펼쳐진 가장자리에 서 있는데 왜 이렇게 눈 앞에 보이는 부챗살의 갈래가 작아 보이는 것인지. 비틀리고 휘어진 것들.
:누군가를 돕는다는 우쭐한 생각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나는 이렇게나 잘 지내고 있는데 왜 혼자 모든 힘겨운 일을 다 짊어진 것 처럼 아파하는 척 하는 것인지 우스워져서 그래.
<하악하악> -이외수
:결국 참다참다, 버티다버티다 결국엔 아버님이랑 한판 했습니다.
내가 시험 때마다 긴장하거나 아픈거야 초등학교 때부터 있어왔던 거고, 그게 해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기는 커녕 '시험을 치는' 실재감은 점점 사라져가고 '쳐야한다는' 압박감만 더해져가는 걸 어떻게 하라구요. 나라고 이런 거 고쳐보려고 안했나, 나라고 스스로에게 어떠한 자신감도 가지지 못하는 태도와 자세를 고치려고 노력해보지 않았을 것 같나요? 아니, 천만에 말씀. 이렇게 우유부단하고, 삶의 계획은 고사하고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거조차 허덕이는 거 저도 별로 마음에 드는 바가 아닙니다. 아니라구요. 제길, 그따위 목표따위 없으면 어떻고, 그 목표에 자신을 맞추지 않으면 또 어때서. 그냥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온전히 살아가겠다는 데 뭐가 문제야.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당신의 소원이라는 말에 내가 얼마나 끌어오르는지는 생각해본 적 없겠지.
철없고 부질없고 하릴없이 시간 보내는 것 밖에 익히지 못해서, 행운과도 같은 시대에 태어나서 어려움따위 겪어보질 않아서 저는 그런거 잘 몰라요. 그러니까, 제대로 가르쳐주세요. 뭐가 잘 사는 거고, 뭐가 남들 눈에 성공한 걸로 비추는 거지?
나 다른 거 바라지 않아. 그냥,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이 아니라, 장학금 받고 다닐 수 있는 대학을 가고자 할 뿐이야. 욕심같은 거 별로 없어. 사립대- 내 힘으로 갈 수 있는 거 아니면 솔직히 넣어볼 엄두도 못내. 학원, 과외같은 거 하나도 안 받아봤잖아. 이제껏 혼자서 공부 잘 해 왔잖아. 근데 왜 이제사 세삼스레 일년 남겨두고 그러는 건데. 내 성격도 잘 알잖아. 나 논리정연하게 정리하는 거 도저히 못해. 딱딱하게, 나 자신만을 위해 설계하는 거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그거 나보다 당신이 잘 알고 있잖아요. 툭하면 울고, 사실은 겁도 많고, 냉정하게 판단 내리는 거 잘 못하는 거, 충분히 알고 있잖아요. 내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어하는 지 실은 다 알고 있잖아.. 어째서, 근데 왜 알면서도- 그렇게 잘 파악하고 있을 거면서도-.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렇지만 아니다라고 판단할 수는 있어. 그러니까 제발, 이제 그만 좀 하자. 나 이제 이야기하기 싫어.
:솔직히 입시에 대해서 만큼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서, 무슨 과가 나에게 맞는 지도 제대로 선택하지도 못하겠다. 그런데 벌써부터 수시 준비를 하고, 전형에 대해서 알아보고 해야 하는 건가. 나에게 특별한 재주가 있을리도 없고, 그저 조금조금씩 맞추어가며 살아왔을 뿐이라서 큰 야망 같은 것도 없는데 그런 질문 받으면 도리어 당황스럽다. 내 성적이 아니라, 다른 것들로 나란 사람에 대한 판단이 내려졌으면 하는데. 학색인 이상 그건 힘든 일이겠지만은.
:부채의 사북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고, 좌르륵 펼쳐진 가장자리에 서 있는데 왜 이렇게 눈 앞에 보이는 부챗살의 갈래가 작아 보이는 것인지. 비틀리고 휘어진 것들.
:누군가를 돕는다는 우쭐한 생각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나는 이렇게나 잘 지내고 있는데 왜 혼자 모든 힘겨운 일을 다 짊어진 것 처럼 아파하는 척 하는 것인지 우스워져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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