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달아공원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1. 발걸음이라든지, 나아간다든지, 내딛는다든지 하는 표현을 좋아하지만 사실 나는 걸음이 느린 편이다. 실은 그저 걸음이 느리다라고만 할 수 없는게, 말투도 조곤조곤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질문에 답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도 쉽지 않아서 자타공인의 선택장애를 앓고 있기도 하는 등 행동하는 것 자체가 대게 느린 편이다. 오죽하면 무얼하든 답답하다는 소리를 하는 친구도 있었으니까.걸음마를 시작한 건 꽤 일렀다고 하던데, 어째서인지 이따금씩 나의 걸음은 걸음마를 막 떼기 시작했을 때처럼 느려지곤 한다. 걸을 땐 발아래나 앞보단 주변을 보는 편이고, 노래를 듣거나 하는 것보다 쓸데없는 생각이 많은 편이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가 내 앞에 있는 게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내..
1. 이 사진의 절반을 딱 잘라서 오른쪽이 개인적인 사진찍는 취향. 밝기라던지 색감이라던지 그런 게. 사진 보정을 할 때 취향은 일단 모니터에서 보기에 밝게 하는 것. 이게 카메라 LCD 화면 상으로 볼 때랑 인화해서 직접 볼 때랑 모니터 상으로 볼 때랑 다 느낌이 달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는데, 스킨을 수정할 때나 바탕화면 같은 걸 쓸 때도 그렇지만 일단 눈에 보기 편하고 밝은 색감/빛감을 좋아한다. 채도는 보통이거나 약간 낮고 명도는 약간 높은 느낌.. 같은 사진을 인화할 때는 또 선명하고 시선을 잡는 게 좋아서 채도가 약간 높고 명도는 약간 낮은 편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음 색감이 어쨌든 역시 구도라든지 시선이라든지 등등의 프레임 자체가 그 사진에 대한 선호를 구분짓는 기준이 되기는 하지만. 예전에..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이따금씩, 아니 실은 자주 한다. 결국 내가 스스로 지쳐 하는 것도 나 자신의 문제에 빠져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에. ― 이번 주의 교지는 어쩐지 다들 인터뷰 혹은 대외활동 주간이라서, 월화수목금 내내 어딘가 다들 뛰어다녀야 하는 것 같다. 바로 나 자신만 하더라도 어제가 되어버린 월요일에는 청소년활동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내일 아침에는 수요집회를, 그리고 목요일 오전과 오후에는 비혼모, 비혼부와 관련된 기관방문을 할 예정이다. 아직 이후의 일정을 스스로 제대로 잡아두지 못했고, 공동기획자랑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해봐야 할 것 같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번 주가 끝나고도 인터뷰가 잡힌다거나 혹은 추가적인 자료나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서 어딘가 뛰..
@Cat's living 학기가 끝난 지 3주쯤 흘렀고, 무언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종종 잊고 지내다가 이따금 다시 생각나서 되돌아보면 무언가 중요한 시기를 놓치고 있었구나 하는 그런 기분이 들어 다시금 다이어리를 사고 다시금 기록하기 시작한다. 나의 하루하루를 기억하기 위해서. 음 ;) 사실 8~9년쯤 전부터 나는 그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기억과 감정을 잃어버리게 될까봐 두려워했었고, 어떠한 것들도 잃어버리고 잊어버려 좋은 것은 없다고 믿고 있었기에 어딘가에 나의 자취를 남기는 버릇을 들여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별 다른 일도 없었고, 일기를 자주 쓰는 편도 아니었고, 지금 머릿속에 든 무언가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이상에야 제대로 글을 쓰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기는 했지만. 음,..
"I’m really, really sorry I didn’t pick the child up" 나는 사진을 찍고 있다. 마음 내면의 세계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일을 할 시간이며, 나머지 일은 다음에 처리해야 한다고 되뇌곤 한다. 내가 이 일을 할 자신이 없으면 사진기자란 직업을 관두어야 한다. 케빈 카터 (Kevin Carter) 1. "영화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2. 희망버스 사진전을 다녀왔다. 혜화를 지나 성신여대까지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기나긴 거리를 지나 도착한 그곳의 공간은 생각했던 만큼 협소했고, 생각했던 만큼 잔잔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곳이었다. 일부러 찾아오지 않는 이상 카페가 있는지 조차 알기 힘들 것만 같은 위치에서 '별꼴'이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는 어쩐..
나는 어쩌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지도 몰라. 무언가가 나의 삶에 개입하기를, 그래서 바꾸어 놓기를. ― 아침저녁으로 정신이 어딘가 한 군데 빠져있어서, 해야 할 모든 것들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시험을 치고, '어떻게든' 과제를 제출하고, 어떻게든 약속엘 가고 어떻게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지내고 있는데, 결코 만족스러운 것도, 결코 완전한 것도, 결코 괜찮다 싶은 것도 아니라서 씁쓸하다 :(. 과제는 제출하지 못하거나, 제때 제출하지 않거나 하기 다반사고, 시험은 망치기 일쑤고, 약속에도 늦기 버릇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온전히 다 하지 못했다. 일단 이걸 해야지, 그래 일단은 이걸 먼저 하자, 내일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내일로 미루되 오늘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 이러다 보니까..
0. 결국, 아무렇지 않다는 건 없는 거다. 괜찮다는 말로 고이 포장해서 보이지 않게 서랍 안에 차곡차곡 쌓아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이젠 넣을 공간이 없어 비죽 고개내미는 그것이 묻는다. 너는 정말 괜찮니. 아무렇지 않니. 견딜만 하니.. 1. 오늘은 할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노인회의 후원으로 잠실구장에서 하는 개천절 행사에 놀러오셨다던 할머니는 하루종일 뭐가 그리 재미있으셨던지 저녁도 다 먹고 돌아갈 즘에야 손녀 생각이 났나 보았다. 참 사람 많더라며 웃던 목소리에 어쩐지 덩달아 즐거워져 웃는다.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난 아버지보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더 가까웠었다. 식후 커피 한 잔에 한 모금을 기대하는 눈빛을 잊지 않으셨던 두 분은 언제나 손톱만큼을 남겨주셨고, 달디 달던 설탕맛 커피는 ..
0.독서의 계절이라는데, 1. 읽어야 할 것도 많고, 읽고 싶은 것도 많고, 실제로 읽어내는 것도 분명히 많은 것 같기는 한데- 요즘은 뭔가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병에 걸린 것만 같다. 요컨데 능동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이럴 땐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잠을 잔다. 몇 시간이고, 몇 시간이고. 배도 고프지 않아 점심도 굶고, 오는 연락도 손을 뻗어 답하지 않게 된다. 2. 이따금씩, 이건 내가 지어낸 상상일까 아니면 단지 꿈일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분명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은 모두가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마치 바로 눈 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처럼 떠오른다. 내 눈 앞에 있는 상대의 얼굴도, 목소리도, 색채도 모두 존재하지 않는데 나는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Give me some sunshine (요건 Full ver.) 요즘 집에 오면 컴퓨터를 켜고 일상처럼 듣고 있는 노래. 3 idiots를 본 건 작년 늦가을이었는데 이 노래가 문득 떠오른 건 지난 여름 바닷가에서였다. 입안에 오물오물 맴도는 노래를 내뱉고 나니 나에게 햇볕을 달라는 무언가의 소망이 툭 하고 떨어져 나왔다. 나에게 햇살을 주세요. 나에게 비를 내려주세요. 나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주세요... 단 한 순간 만이라도 삶이란 것을 살게 해주세요.. ― 이전부터, 무언가 계속 미적지근한 기분이었다. 사실 교지가 나오고 난 다음에 계속 펼쳐보기도 했었고, 활자와 컴퓨터 상으로만 접하다가 그것이 지면으로 등장한 것에 대한 놀라움이나 감격 등에 젖어 있곤 했었는데, 정작 내 글은 쉽게 읽어 내려가지..
어쩐지 눈물이 나왔다. 가슴이 먹먹하다. ― 1월 9일 오후 11시 59분. 당시의 편집위원이었던 ㅇㄹ, ㅈㅂ, ㄱㄷ은 아마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저 날짜와 시간은 내가 교지에 수습지원서를 보냈던 메일 발송 시간이었다. 아마 마감 5분 전쯤이었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제대로 확인해 보니까 정확히 59분이었다. (아마 이때쯤엔 이미 '이 사람 지원서 문의만 하고 지원은 안 하는 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을까.) 진주에서 상경한 지 한 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을 무렵, 지금처럼 독서대 위에 교지를 놓아두고 화면에는 한글과, 인터넷과, 네이트온 대화창을 켜두고 고민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한 학기 직전에 했던 고민을 그때 다시 반복하고 있던 거였다. 나는 언제나 글 쓰는 그대들이..
1. 서양정치사상2 (유홍림) 안보론 (전재성) 환경과 세계정치 (윤영관, 신범식) 2. 창의적 사고와 표현 : 공동체와 정의 (박현희) 성의 철학과 성윤리 (김은희) 삶의 혁명 - 생명공학 (이창규) 3. 테니스 초급 (김종호) 정치학 전공 하나, 외교학 전공 두개, 교양 세개와 운동! 지난 학기에 정치외교 전공 3개, 경제 전공 2개, 교양 2개 듣다가 교양 하나 드랍하고 나니까 83동 16동만 왔다갔다하는 게 너무 질려서 이번 학기에는 전공의 흐름에서 벗어나 교양을 조금 즐겨보기로 했다 X)! 대신에 전공 리딩이 지난 학기보다 (많지는 않지만 - 지난 학기 리딩은 분담해서 하거나 하지 않더라도 무리가 없었으므로 -) 힘들고, 과제는 세 배로 많은 기분이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하는 리딩은 생각보다 재..
0. 예전부터 생각했었지만, 참 시간은 야속한 거 같아요. 버리고 가야한다고, 이제는 포기해야만 한다고 그렇게 야단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왜 이렇게 늦었냐며 기다리지 못해 저 혼자 앞으로 달려가고 있으니. 그래도 신기한 건 어느 순간에는 꼭 발 맞추어 걷고 있다는 거에요. 어째서일까, 늘 항상 뒤따라가기 바쁘다고 생각하다가도 언젠가 보면 같이 걷고 있을 때가 있거든요. 이것도 결국 마음의 문제겠지만 :-) 그래도 언젠가 느꼈던 조바심이 지금에 와 조금은 여유로 다시 되바뀐 걸 보면 다행인 거 같아요. 1. 가장 최근의 근황부터 일단 정리를 해보자면 제 이름이 담긴 첫 교지가 나왔습니다. 마음이 선덕선덕하니 떨리기도 했고, 흥분되면서 부끄럽기도 했고, 그리고 더 많이, 아쉬웠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사..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었고 그러고 싶은 마음이 무엇보다 강했음에도 그러지 않았던 건 당신이 보다 나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이라는 것을 이미 그 당시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소리없이 울고 있었던 그대들보다 밝게 웃고 있던 당신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쉽게 무너져내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일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단순히 용기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남겨지는 건 언제든 '내' 쪽이라고 여겨왔기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애써 무시해왔던 그 때의. ― 일상을 방치해둔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그동안 쌓아둔 무언가들도 많았다. 간신히 며칠 전에야 내팽게쳤던 것들을 정리하고, 오래묵은 일들을 해결하고, 방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고,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던 것들을 떨쳐내었다...
눈을 뜨자마자 오늘이 월요일이라는 걸 자각하자마자 든 생각은 광복절이구나 하는 것보다, 교지 회의하는 날이구나 하는 것보다, 아 오늘 장학금 발표일이었지 하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2학기 등록금 고지서 출력이 시작되는 날, 장학금 발표는 이틀 뒤인 17일이지만, 고지서에 장학금으로 면제되는 금액이 나오니까 굳이 이틀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재산세 10만원 이하랬던가, 아무튼 새로운 장학금 제도가 신설되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범위가 더 확장되었다고 하는 걸 학교가 아닌 뉴스와 부모님을 통해서 들었고 그래서 사실 잘 확신이 서지 않았다. 이제야 장학금 내역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지금은 괜히 뭔가 기분이 미묘해. 장학금을 받을 땐,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든가, 등록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든가, 반드시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