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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By.Heart

은유니 2011. 9. 7. 01:16



생각해보면 그럴 수 있었고 그러고 싶은 마음이 무엇보다 강했음에도 그러지 않았던 건 당신이 보다 나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이라는 것을 이미 그 당시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소리없이 울고 있었던 그대들보다 밝게 웃고 있던 당신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쉽게 무너져내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일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단순히 용기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남겨지는 건 언제든 '내' 쪽이라고 여겨왔기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애써 무시해왔던 그 때의.


일상을 방치해둔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그동안 쌓아둔 무언가들도 많았다. 간신히 며칠 전에야 내팽게쳤던 것들을 정리하고, 오래묵은 일들을 해결하고, 방을 청소하고, 빨래를 하고,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던 것들을 떨쳐내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개강을 맞았는데, 또 다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수업을 들으며 바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 사람들 속에서 어째서인지 나는 조금 이제서야, 여유로워진 기분을 맞이하고 있었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가 눈 앞에 가득 쌓여 있어 언제 와르르 쏟아질 지 알 수 없지만 어째서인지 크게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답이 없는 문제들일 바에야 굳이 정답을 찾기 위해 애써 헛된 힘을 뺄 필요는 없었다.

나는 나이면 되었다. 손미혜도, 은유니도, 여울도, 그리고 그 이외의 어떤 것들도.
사실 생각해보면 정말 별 거 아닌 것을 가지고 고민했던 것일터인데.

그러는 동안 잃어버렸던 시간들을 그대로 보내버려야 하나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나 보았다. 잃어버린 것은 없었다. 아니,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렵지 않게 되찾을 수 있는 것들이 꽤 많아서 괜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생각만큼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은 아니었구나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케케묵은 이야기들을 적어내려간다. 지나간 시간들을 이곳에 다시 불러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 )



아직 정리하지 못한 일들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찬찬히 시작해보려고.
그대들이 있어서 나는 오늘도,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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