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서는 볼 수 없는 끝없이 쌓이는 눈더미들을 보면서 한가지 느낀 것은.. 이 사람들은 눈 치우는 게 너무 익숙해서 나로서는 상상도 못할 사이에 길이 만들어지고 가게 앞이 깨끗해져 가고 있다는 놀라움. 대단해! 그 말 밖에 나오질 않았어요. 새해 첫 출근 날 내린 눈이었는데, 일주일이 넘도록 녹지도 않고 그대로 쌓여 빙판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상태로 추위가 계속된다고 하니 언제까지 녹지 않고 거리의 풍경이 되어 있을지 자못 궁금합니다. ㅠㅠ 왠지 좀 마음이 추워졌다..
그리고 수능 후.. 1. 수능에 일정 비율로 반영된다는 무서운 말을 퍼뜨리고 다니는 ebs 문제집들. 수능특강(언어, 외국어, 사탐4), 10주완성(언어, 수리, 외국어, 사탐4), 파이널(언어, 수리, 외국어, 사탐4), 그리고 만점마무리(언어, 수리, 외국어). 거기에 덧붙여 인터넷수능 영어독해, 비문학독해, 고난도 300제 언어, 외국어까지 대체 몇권을 푼 거지...ㅠㅠ 명강사들의 명강의라고 했던가 그거 듣는다고 또 세권정도 더 샀었구나(..) 그래도 요 녀석들 다른 문제집들에 비해서 싸니까 산거지 비쌌다면 엄청 욕했을 거야! 특히 언어하고 수리ㅠㅠ 파이널과 만점마무리 때의 평가원보다 심했던 난이도를 잊지 않을거야.. 내가 저렇게 어려울 줄 알았으면 안 사서 풀었지 ㅠㅠ 수능 때는 수리를 그따우로 ..
수능 끝나고 나면 여행 갈거라고 벼르고만 있다가 결국 못 갈 것 같아서 '우리 놀러 갈래?' 하는 한마디에 콜!을 외치고는 토요일 저녁에 결정해서, 일요일 하루동안 정보 찾아보고 월요일에 부랴부랴 다녀왔습니다 :-D 둘이서만 가는 여행인데다가 학생이다 보니 멀리는 못 갈 것 같아 선택한 것이 경주 시내 주요관광 코스. 일단은 만 18세 이하이니까 학생 요금을 받을 수 있을 때 갔다와야 하지 않겠어요? 후기 시작합니다 -! 진주에서 경주로 가는 직행 버스가 생긴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운행 횟수도 적고 요금도 제법 비쌉니다. 진주-경주-포항을 거쳐 버스가 다니는데 거의 2시간 간격으로 한 대씩 있는 것 같아요. 아침 7시 55분 차를 타기 위해 수능 끝나고 처음으로 학교 가는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겨울이다보..
"저, 도둑질한 적 있어요." 괜찮아. "저, 원조교제했어요." 괜찮아. "저, 친구 왕따시키고 괴롭힌 적 있어요." 괜찮아. "저, 본드 했어요." 괜찮아. "저, 폭주족이었어요." 괜찮아. "저 죽으려고 손목 그은 적 있어요." "저, 공갈한 적 있어요." "저, 학교에도 안 가고 집에만 처박혀 있었어요." 괜찮아. 어제까지의 일은 전부 괜찮단다. "죽어버리고 싶어요." 하지만 얘들아, 그것만은 절대 안 돼. 우선 오늘부터 나랑 같이 생각을 해보자. 내게는 아이들의 과거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현재도 아무래도 상관없다. 시간이 걸려도 좋고, 누군가의 도움을 빌려도 좋으니까, 그들이 자신의 뜻과 자신의 힘으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그러려면 무조건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
4.거리에서 행색이 남루한 사내 하나가 당신을 붙잡고 이틀을 굶었으니 밥 한 끼만 먹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했다. 당신은 그를 불쌍히 여겨 수중에 있던 삼만 원을 모두 털어주었다. 그런데 사내가 그 돈으로 회칼을 구입해서 강도살인을 저질렀다. 당신이 사내에게 배푼것은 선행일까 악행일까. 40.예술이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카알라일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렇다, 태양으로느 결코 담배불을 붙일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태양의 결점은 아니다. 58.양의 탈을 쓴 늑대가 더 나쁜 놈일까요, 늑대의 탈을 쓴 양이 더 나쁜 놈일까요. 62.포기하지 말라. 절망의 이빨에 심장을 물어뜯겨본 자만이 희망을 사냥할 자격이 있다. 141.하나님, 인생말년에 어쩌다 축복..
「어떤 하루」 열 살 난 큰아들 녀석이 독감에 걸려 벌써 몇 사람 죽었다는 무서운 독감에 걸려 열이 사십 도를 오르내리는데도 춥다고 두꺼운 이불 뒤집어쓰고 턱을 덜덜덜덜거리며 말했다. "아버지, 제 은행 통장에 삼만 칠천 원 있어요. 제가 모은 전 재산이거든요. 오늘 밤에 저 죽고 나면, 그 돈 다 찾아서 양로원 할머니들께 전해 주세요. 오늘 신문에, 기름 떨어져서 찬방에서 잔다는 그 양로원에……." 조그만 녀석이 몸에 열이 나니 별 헛소리까지 다 한다고 나무라던 아내가, 어른들이 밥을 굶더라도 큰아들 녀석 보약 한 재 달여 먹여야겠다던 아내가 밤새 코를 훌쩍거리던 깊은 밤이었다. 철없이 던진 큰아들 녀석 말 한마디가 늦가을 단풍보다 더 빨갛게 더 노랗게 내 가슴을 물들이던 깊은 밤이었다. 「그리움 다 ..
눈을 크게 뜨고 이 세상을 감상하렴. 네가 좋아하는 푸른 젊은 날이 한 순간 한 순간씩 가고 있다. 네가 졸고 있는 그 순간에도, 네가 눈을 뜨고 있는 그 순간에도. 그러니 민감해지렴. 아직은 습기가 없는 바람에 후두두 날리는 나뭇잎의 소리를 들어보렴. 울타리에 핀 장미의 그 수많은 가지가지 붉은 빛을 느껴보렴. 그들은 뻗어 오르는 생명으로 가득 차 있을 거야. 마치 너의 젊음처럼. 그러면 그 나뭇잎이 바람과 만나는 소리 속에서, 장미가 제 생명을 붉게 표현하는 그 속에서 너는 어쩌면 삶을 한 계단 오를 수도 있을 거야. 너는 무언가에 대해 질문을 가지게 될 것이고 질문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 있는 것이다. 위녕, 좋은 날씨가 계속된다. 하루 종일 공부해야하는 너는 어쩌면 이런 날씨가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