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애(悲哀)] By. Eunyunee 시야가 분명하지 않았다. 지독한 한파가 조금 사그라진다 싶더니 얼마 안 있어 다시 시작되려는 듯이 얼어붙은 공기가 요동을 치고 있었다. 미처 바깥으로부터 에워싸지 못한 살갗 위를 스치는 바람에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졌고 땅을 딛는 발걸음도 차츰 무거워져 갔다. 길 위를 스치는 인파는 그리 많지 않았고, 덕분에 체온을 갉아먹는 바람에 맞서 고개를 들지 않아도 길을 걷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신문에서건 라디오에서건 다들 이 몇 년 만에 찾아온 제대로 된 겨울의 추위에 대해 떠들썩했다. 그렇게 날씨에 대한 화재를 이야기 삼을 수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특별한 사건이 없는 평화로운 시기라는 말도 되고, 겨울이란 날씨 때문에 사고가 생길 일들이 별로 없는 그들로서는..
그림을 그려도 완성하지 않고, 소설을 써도 완성하지 않고, 사진을 찍어도 수정해서 올리기 귀찮은 저 (..) 귀차니즘은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건지.. 금요일로 보충학습이 끝나고 이틀동안 내내 잠만 자고 책만 읽었습니다.. ― 1. 요즘 또다시 미치도록 시작된 . 끄앙, 요녀석 누가 좀 죽여주세요 orz 안그래도 수학 샘 마음에 안들어서 수업 안듣는데 T-T 수원을 독학하기엔 역시 무리가 있는건가 .. 이제껏 학원 안다녀서 그런지 다니기 싫어요. 어떻게서든지 혼자 해보고 싶은데 역시 끙끙. 유형을 알면 어렵지는 않은데, 그 유형을 파악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아무리 성적 잘나와봤자 친해질 수 없는 수학녀석.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좀 친해져보자, 다시 잘 지내보자구요 ;ㅂ; 2. 남은 방학동안 해야 할일...
「피아노의 숲」이라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봤습니다. 예전에 책으로 한번 본적이 있었던 터라 움직이는 녀석들 보면 또 기분 묘하겠구나 싶고, 또 음악에 관련된 만화이니까 상상속에서만 들었던 곡들을 직접 두 귀로 들을 수 있다는 게 두근두근 거려서 무작정 다운받아서 봤어요. 그리고 책으로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피아노를 치지 않으면 안돼. 남을 따라하기만 한다면, 모짜르트 귀신이 나타나서 악보를 내놔라고 할거야.' 라는 말에 웃음이 나오면서도 또 와닿아요. 자신만의 것이 아니면 안된다. 타인이 원하는 자신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스스로가 제일 좋아하는, 그런 자신이 되면 되는 거라고. 꼬맹이 주제에 저보다 잘 알고있네요, 카이군? 우리는 어릴적의 목소리를 잊으면 안돼. 꿈을 잊어서는 안돼. ..
1. 글 쓰는 것도 싫고, 그림 그리는 것도 싫고 그렇습니다, 요즘. 왜 그럴까, 가만 생각해보니 불이 꺼져 있는 게 보이는군요. 성냥불 정도론 안 되려나 싶어서 탁탁 불씨를 만들어 보아도 그저 치 이익- 하고 바람에 불려 꺼지기만 할 뿐 타오르질 않습니다. 은혼 엔딩곡 '귀신'에 가사가 너무 절절하게 와닿아요.. 누군가 나에게 불을 피워 타오르게 해주세요. 2. 수학 수학 수학 너무 싫습니다 T-T. 아니 왜, 보충수업 문과 이과 나누었으면 수학 진도도 다르게 나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왜 문과반인데도 일주일 꼬박 5시간 수학이 들었느냔 말이에요. 수학 선생님 바꾸어 주십시오. 수원을 그런 분에게 배우고 싶진 않습니다. 제발 2학년 반으로 빨리 바꾸어 주세요. 개념 없는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기 싫습니다..
또 이틀동안 펄펄 앓았습니다.. 아하하, 감기걸린 지 벌써 두달은 다되어 가는 거 같은데. 그러고보면 올 한해동안 이리저리 아픈 곳이 많았어요. 충치 덕분에(..) 치과에도 몇주정도 다녀야 했었고, 안구건조증이랑 염증 때문에 안과에도 갔었고, 잘 걸리지 않는 여름 감기 때문에 1학기 기말고사 끝나자마자 또 펄펄 끓었고, 매년 마주치는 겨울감기군과 지금 동거중. ― 「슬픔도 힘이 된다 (양귀자)」를 읽었습니다. 짧은 단편소설 몇개를 묶은 책이었는데 무엇인가 가슴 깊이 남았어요. "슬픔역시도 힘이 된다, 가 아니라 슬픔이기에 힘이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하기 위하여 사는 게 아니던가." 양귀자씨를 어두운 낭만주의자 라고 평하더군요. 「원미동 사람들」을 읽었을 때도 그렇지만 양귀자씨 글은 무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