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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틀동안 펄펄 앓았습니다.. 아하하, 감기걸린 지 벌써 두달은 다되어 가는 거 같은데.
그러고보면 올 한해동안 이리저리 아픈 곳이 많았어요. 충치 덕분에(..) 치과에도 몇주정도 다녀야 했었고, 안구건조증이랑 염증 때문에 안과에도 갔었고, 잘 걸리지 않는 여름 감기 때문에 1학기 기말고사 끝나자마자 또 펄펄 끓었고, 매년 마주치는 겨울감기군과 지금 동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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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힘이 된다 (양귀자)」를 읽었습니다.
짧은 단편소설 몇개를 묶은 책이었는데 무엇인가 가슴 깊이 남았어요. "슬픔역시도 힘이 된다, 가 아니라 슬픔이기에 힘이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하기 위하여 사는 게 아니던가." 양귀자씨를 어두운 낭만주의자 라고 평하더군요.
「원미동 사람들」을 읽었을 때도 그렇지만 양귀자씨 글은 무언가 삶이라던가 슬픔을 오열한다라기 보다는 오히려 차분한 마음으로 조용히 전해준다 라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편하게 그 자리에서 읽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은 아니지만, 읽음으로써 평화를 이끌어내줍니다. 평범한 사람들 속의 평범한 이야기, 그리고 평범하지만 그렇기에 더 진하게 남아있는 그런 감정들.. 일상과 다른 '상상속의 이야기'라는 게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좋아요. 작은 이야기 속에서 노력하고 그러다 실패하고 슬퍼하더라도 그래도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는 그들의 애절함이 좋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하기 위하여 사는 게 아니던가. 다만,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기도 하는 삶의 한때, 죽음을 떠올리며 비참한 위무를 받곤 하는 마음에 그런 풍경들은 종종 상처가 되었다.”
“미로에 빠졌으면 처음 길을 잃었던 자리에서부터 차근차근 출구를 찾아보는 것이 옳았을 터였다. 시작과 끝을, 삶의 처음과 마지막을 그토록이나 성실하게 더듬어가는 것으로 미로를 벗어나긴 틀린 일이었을까.”
“어차피 고통은 이 세상을 사는 인간들이 지불하는 월세 같은 것일진대 견디어 누르고 있으면 제 압력으로 솟아나오는 뿌리 하나쯤은 있을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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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수가 아닌 '나' 이기에 그 수많은 '나'에게 당당한 나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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