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제대로 찍어본 것 같은 관악의 봄 =) 확실히 마음이 여유로우니 사진도 많이 찍게 되는 것 같다! 주요무대는 학생회관 뒤 자연대 및 자하연 근처. 학교에서 혼자 단풍놀이 했던 적은 많은데 어쩐지 꽃놀이 한 기억이 없어서 이번에는 제대로 맘잡고 카메라 들고 다녔다. 1학년 때의 봄은 봄이란 걸 제대로 느끼지 못했었던 것 같다. 그땐 4월까지 눈이 내렸었고, 벚꽃이 채 빛을 내지 못했어서 시들시들해가는 모습만 기억에 남았기도 했고, 따뜻한 곳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인지 익숙하지 않은 시기에 피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에 맘을 못잡기도 했었고. 2월 말, 3월 초면 매화가 피고 개나리가 피기 시작했고, 3월 말이면 벚꽃이 피기 시작해 4월 초면 만발하고, 그 즈음 목련도 피기 시작하고,벚꽃이 지면 하얀 배꽃..
4월 3일 화요일 저녁. 낙성대역에서 도보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봉천11동 골목 원당시장(혹, 지금은 인헌시장이라고). 사실 현대화가 되지 않은, 정리되지 않은 지저분한 시장의 분위기를 기대했던 거였는데 요즘 그런 곳이 거의 없어서 아쉽다 ;). 그래도 충분히 사람 사는 냄새 나는 곳이라서 기분은 좋았다! 어쩌다 할아버지께 닭강정도 얻어 먹고(?). 사람을 찍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카메라를 들이대기 이전에 양해를 구한다는 걸 까먹기 일쑤였고, 많은 분들이 흔쾌히 응해주셨지만 때로는 화를 내시기도 하셨다. 알지 못하는 제3자의 삶을 카메라에 담는 것은 생각보다 너무 어렵다ㅠㅠ 어떻게 내가 원하는 감정을, 사진에 담아낼 수 있을지 감이 잘 안잡히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더라..
사람 손길을 좋아해서, 다가가면 사람 가리지 않고 핥고 쓰다듬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그 어떤 애교와 관심에도 눈길 한 번 주지않고 도도한 자태만을 유지하는 아이. 10월부터 우리 집 새 식구. 짱이와 깜이. 12월에 종강하고 처음 본 두 아이는 어느새 어른 고양이. 이제 몇 번 봤으니 친숙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손에는 늘어나는 할퀸 자국과 상채기들. 그래도 좋다고 쓰다듬고 놀아주고 싶어하다보니, 어느새, 내가 고양이에게 놀아나는 것 같은 기분도 느끼고. 애정만큼 많이 챙겨주는 지 똥똥한 배에 나른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똥고양이'라고 놀림받는 아이들. 고마워, 그의 곁에 있어줘서. 사랑을, 애정을, 나눌 수 있게 해주어서. 좋아하는 것, 같아.
날씨가 너무 좋아서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카메라 들고 홀로 학교 산책을 나섰습니다 :-) ♡... 바람은 제법 쌀쌀하긴 했지만 비바람에도 여전히 붉게 물들어 있는 단풍과 따사로운 햇볕이 주는 유혹이 너무 강하더라구요...ㅠㅠ 덕분에 가을 사진 하나 못 남기나 했더니 그래도 이렇게 11월에 뭐라도 하나 남기고 가네요 ㅎㅎ.. 저는 분명 4시 국정개 영화감상을 위해 83동 강의실을 가기 위해, 3시 반에 카메라를 들고 기숙사를 나섰는데 어째서인지 강의실에 도착하니까 벌써 5시네요... 어라? ㅋㅋㅋ 제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했어요...ㅋㅋ 30분이면 갈 줄 알았는데 이동시간은 제외하더라도 한 시간은 대체 어디로 몽땅 사라져버린건지 ㅠㅠㅋ 그래도 이렇게 사진 찍고 다녔더니 오늘 괜히 기분이 좋네요 :-D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