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서울숲 1. 요즘 너무너무x300 심심하다! 2월까지만 하더라도 교지 일때문에 일주일에 최소 두번 이상 학교를 꼬박꼬박 나가야 했고, 그 중 며칠동안은 또 글쓰느라 밤새기도 하고, 인터뷰다 회의다 혹은 과외다 집안에만 꼬박 있을 일이 없었는데, 47호가 발간되고 교지 일이 끝나고 나니까 정말 심심하다 ^_ㅠㅠㅠ... 책 읽고, 책 읽다가 질리면 영화 보고, 영화 보다가 질리면 웹툰 정주행하고, 그러다 집안에 있는 게 싫어지면 밖에 나가서 학교나 어디까지 걷다가, 아니면 친구만나서 수다떨고, 아니면 과외갔다가... 하는 생활이 하루이틀 3월 한달을 꼬박 반복되고 나니까 정말 심심하다ㅋㅋㅋ 으앙 내가 이렇게 내 시간을 어떻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ㅠㅠ 정말 책도 계속 읽으니까 질리구..
1. 가끔씩 내가 쓸데없이 예민해서 과민반응 하는 건지, 사람들이 무심한 건지를 구분 못하겠다고 했더니 친구가 넌 감각이 살아있는 게 아닐까? 라고 하더라. 난 솔직히 아직도 내가 어떤 상황에서 웃질 못하고, 그 한 단어 한 표현때문에 혼자 울다가 화내다가 하고, 그 불편함이나 그저 '참을수없음'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그게 남의 무심함이 문제라면 그를 탓하고 이러이러하니 잘못이다 라고 말하면 되겠지만, 나'만'이 그렇게 힘겨워하고 벗어나고 싶어하는 거라면 내가 이상하고 내가 잘못된 건가? 하고 자기비판에 들어가버리다보니, 결국 결론은 내가 문젠가? 하게 되는 거. 맞부딛혀서 서로가 서로에게 가진 오해나 잘못을 해결해나가고 그걸 인식하고 이해하고 설득해나가면 되는 ..
Eva Besnyö 1. 2013년 3월 13일 수요일, 마지막 교지가 나왔다.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일 거라고 예상을 하고 시작하기는 했으나, 하는 중간중간에도 끊임없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 아니 앞으로 한 학기를 앞으로 한 권의 책을 더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해오다가 마감을 끝내고 기획사 작업을 할 즈음에 아 이게 내 마지막 책이 맞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그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잘 하는 것일까를 고민해왔던 거 같은데, 막상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자기소개와 편집후기를 쓰면서 갈팡질팡했던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이제 와서야 처음으로 무슨 말을 적으면 좋을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일주일 간을 써내지 못..
I am sorry. I don't want to be a emperor. That's not my business. I don't want to rule or conquer anyone. I should like to help everyone as possible, Jew, Gentile, Black man, White. We all want to help one another. Human being like that. We want to live by each other's happiness not by each other's misery. 미안합니다만, 저는 황제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제가 할 일이 아닙니다. 저는 누군가를 다스리거나 정복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가능하다면 유대인이든 기독교인이..
둥둥둥- 북채에 맺혀 있는 울음이 고동의 흐름을 타고 주변으로 파도무늬를 그리며 퍼져나갔다. 지분지분 잠들어 있는 땅 속의 목소리들을 깨우는 그의 발걸음이 북채의 움직임과 함께 점차 그 자신만의 마당을 이루어내며 원을 그리고 있었다. 어슬녘, 첫 별이 제 탄생을 알리며 지상에 내리우던 빛에 맞추어 시작한 그의 춤사위는, 어느새 서남쪽으로 흐려지며 사그라지는 날 빛 속에 발갛게 물들여졌다. 주변을 휘감아 도는 그의 소매 끝에 붉은 기운이 망울지는 듯싶더니 그것은 이내 꽃을 피우며 그의 손놀림을 타고 우측으로, 다시 좌측으로 흐드러졌다. 공중에 나부끼는 꽃술은 하이얀 빛을 머금고 꿈을 꾸는 듯 연한 꽃잎 속에서 하늘거렸다. 두두둥. 소맷부리에 매달린 천 조각들이 자르륵 하고 저 스스로를 감고 도는 소리를 내..
1. 푸드득, 무언가를 떨쳐버리듯 날아오른 새의 날갯짓소리가 허공에 흩뿌려졌다. 먼동이 트는 붉은 빛을 향해 날갯소리는 점차 멀어져가더니 이내 공기를 가르며 떠나가는 그림자와 함께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쉬이 사라지지 않는 무게감으로 오래간 자취를 남겼다. 적황색 지평선 위로 일렁이며 솟아오르는 기운이 더해져 지나간 긴 흔적을 발갛게 물들였다. 새벽의 짙은 내음에 깨어난 그는 발밑으로 자박자박 밟히는 그 흔적을 잠시 동안 경이로운 듯 쳐다보았다. 그가 생명의 소리를 들었던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제대로 떠오르지 않았다. 드문드문 이전의 기억들이 불현듯 스치고 지나가곤 하였으나 신경 쓰지 않게 된 지 오래였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굽혀 발밑의 흙을 한 줌 쥐어들었다. 스르르, 손가락 사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