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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2013.03.30

은유니 2013. 3. 31. 03:00






3월 28일 @서울숲


1.

요즘 너무너무x300 심심하다! 2월까지만 하더라도 교지 일때문에 일주일에 최소 두번 이상 학교를 꼬박꼬박 나가야 했고, 그 중 며칠동안은 또 글쓰느라 밤새기도 하고, 인터뷰다 회의다 혹은 과외다 집안에만 꼬박 있을 일이 없었는데, 47호가 발간되고 교지 일이 끝나고 나니까 정말 심심하다 ^_ㅠㅠㅠ... 책 읽고, 책 읽다가 질리면 영화 보고, 영화 보다가 질리면 웹툰 정주행하고, 그러다 집안에 있는 게 싫어지면 밖에 나가서 학교나 어디까지 걷다가, 아니면 친구만나서 수다떨고, 아니면 과외갔다가... 하는 생활이 하루이틀 3월 한달을 꼬박 반복되고 나니까 정말 심심하다ㅋㅋㅋ 으앙 내가 이렇게 내 시간을 어떻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ㅠㅠ

정말 책도 계속 읽으니까 질리구나 싶고, 영화도 계속 보니까 질리구나 싶고, 잠도 자꾸 자니까 질리고(?) 해서 요즘은 매일매일 오늘 하루는 뭘 하면서 어떻게 지낼까! 하는 게 고민이 될 지경. 그나마 과외 있는 날에는 과외라도 갔다오는데 아니면 딱히 해야 할 일이 없다보니까 정말 온전히 나한테 주어진 자유시간을 어떻게 써야하나 하면서 하루하루를 낭비하고 있다. 으왕 ^_^ 헤헤..

휴학생의 일주일 일정은 이렇습니다. 화요일 저녁엔 (친구가 꼬드겨서 신청했는데 정작 친구는 졸업논문 쓴다고 바빠서 취소한) 서양고전 특강을 들으러 가고,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엔 영어과외, 일요일 오후엔 수학과외를 하러! 그거 말고는 달리 일정없이 한달을 지냈는데 이젠 정말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심심해서) 못배길 지경이라서 4월이 되는 월요일부터는 뭐라도 다른 계획을 세우자 하고 생각 중이다. 3월에 세운 목표래봤자 하루에 책 한챕터 이상 읽기, 글 한페이지 이상 쓰기, 그림 한장 그리기, 30분 이상 걷기~ 같은 거 밖에 없었던지라 되는만큼 지켜나가고 있긴 한데 그러기엔 주어진 5개월의 시간이 너무 무료하게 지나갈 거 같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원껏 질릴 때까지 책 읽고, 영화 보고, 만화 보고, 놀러다니면서 지내는 게 나쁘지는 않은데 이왕이면 조금 더 재밌게 지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고!

서울을 벗어나보고 싶어서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가 어디 없으려나 찾는데, 여긴 한번 가보고 싶었다! 하는 곳이 별로 없어서 오히려 고민된다. 하루, 아니면 이틀 정도로 카메라 들고 놀러다닐 곳이 필요한데 정작 가보고 싶은 곳은 멀리 있는 곳이거나, 친구들하고 가고 싶은 곳이라서 혼자 다니기엔 좀 미묘한 느낌! 지금부터라도 찾아봐야지 ~_~


2.

주변에서 요즘 뭐하고 지내냐고 물어보면 그냥 한마디로 "놀아"라고 대답하는데, 다시 고등학교 때도 돌아간 마냥 무슨 내용이고 얼마나 좋은 작가인지를 가리지 않고 그냥 집히는 대로 원하는 만큼 소설을 읽고 있다. 물론 그 중간중간에 이따금씩 과 동기들이랑 하는 책읽기모임 세미나 책을 읽기도 하지만 :) 그거야 정말 가끔씩이라, 대학와서 이렇게까지 비전공 책을 마음껏 읽고 지낸 적은 오랜만이지 싶다. 김애란이나 은희경이나 배명훈이나 김연수나 정유정 같은 한국 작가의 책을 주로 읽어왔고, 요 며칠전엔 드디어 롤링님 신작 <캐주얼 베이컨시>를 읽었다.

사실 신작이 나온다는 이야기야 작년 중후반 즈음부터 들어왔어서 아 그렇구나 하긴 했지만 딱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데, 교지에서 받은 도서지원금을 어떻게든 써야 했고(?) 해서 지난 달 말 즈음에야 책을 주문했고 그러고도 한참 시간을 두고 지난 주쯤에야 읽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롤링님의 책이라고는 해리포터 밖에 몰랐으니까 롤링님이 해리포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게 아직까지도 어색하기만 해서, 그렇게 처음 출판한 책에 사로잡혀 지금껏 10년을 지내왔으니 다른 책에도 그만큼의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도 해서 신작을 읽는 걸 미루어왔나 싶기도 하다. 뭐랄까,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해리포터가 아닌 다른 배역을 맡아서 연기한다는 게 기대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한 마음을 붙잡고 <우먼 인 블랙>을 보러갔을 때랑 같은 기분이어서, 그래도 지금까지 연기한 게 있는데 그만큼 잘해내지 않을까 하는 마음 반, 그래도 해리포터만 10년을 연기해온건데 그 배역에서도 해리포터의 느낌이 남아있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 반이었다. 지금까지 해리포터만 10년을 써오셨는데 (게다가 그건 온갖 환상과 상상력으로 가득 채워진 판타지였고, 나는 이미 '해리포터세대'라는 명칭으로 불릴만큼 거기에 익숙해져 있는데) 해리포터가 아닌 책을 쓰신다는 게, 그것도 마법과는 전혀 관계없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신다는 게 믿기지 않았으까.

어쨌든 결론적으로 <캐주얼 베이컨시>는 재밌었다! :) 역시나 롤링님~ 이라는 느낌이랄까ㅎㅎ 처음엔 수십명의 사람들이 이름, 가족/인간관계, 성격, 특징 등등이 두서없이 쏟아져와서 으아 이게 뭐야 @_@ 하면서 혼란스러웠는데, 읽다보니까 점점 각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드러나고 그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짜맞춰 지면서 나름대로 애정이 가는 인물도 생기고 해서, 롤링님이 해리포터에서 그 수많은 인물들에게 각각의 캐릭터성을 부여하고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연결짓던 게 여기에서도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시점이 계속 바뀌기도 하고, 정작 이야기가 출발하는 핵심이 되는 "베리 페어브라더"라는 인물은 첫 장면에서 등장한 이후 끝까지 나오지도 않으면서 그와 관련된 인물들은 이름 뿐만아니라 애칭, 별명까지 섞여서 나오니까 초반엔 진짜 얘가 누구였더라~ 하면서 너무 어려웠는데 T_T 후반에 가서 그 모든 얽혀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한 인물을 중심으로 모여지는 게 놀라웠을 정도! ㅎㅎ 해리포터에서 발휘되었던 이야기꾼의 기질이 어디로 사라지지는 않는구나 하고 괜히 배시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그 성적 표현이나 비속어를 막 직접적으로 사용하시는 게 어지간해서 익숙해지지 않았지만ㅋㅋㅋ!

영어권 책은 사실 내가 문체나 이런 걸 구분하지 못해서 (게다가 번역판이기도 하고) 롤링님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하긴 하지만 '재밌다!'는 것 만큼은 다르지 않아서 좋더라. 흐흐 난 어쩔 수 없이 해리포터 팬이고 롤링님 팬인지라 (..)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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