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ream 연갈색 눈동자. 그것이 나의 기억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귀 기울이면 그와 함께 어렴풋이 삐-삐- 하는 기계음과 잦게 내쉬는 숨소리가 낮게 들려오고, 무언가 뜨겁게 달아오른 분위기와 대조되는, 숨죽여 속삭이는 서늘한 목소리가 내 몸을 에워싸고 있었다. 그 무수한 조각들은 항상 서로 이어지지 않고 두서없이 떠올랐다. 짝이 맞지 않는 퍼즐 조각들을 흩트려 놓은 듯한 기억은 뿌연 안개 속에서 손에 잡히지 않았다. 오직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오려 하는 그 연갈 빛 눈동자만이 흐릿한 풍경에서 선명히 떠오를 뿐이었다. 눈을 뜨고 나면 그러한 이미지들은 사라졌고, 내가 실제로 그 연갈 빛을 볼 기회는 이제까지 없었다. 그것은 나의 기억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깨져서는 안 되는 환상과 금기일 것이라고, ..
Someday 타닥타닥 타오르는 벽난로의 불빛도 주변에 드리워진 어둠을 전부 없애지는 못했다. 오랜 시간동안 창문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분명히 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는 애써 무시하려 애썼으나,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한 가지 생각을 차마 떨쳐낼 수 없었다. 마치 십오 육년 전의 그때와 같은 분위기였다. 모두 가족들끼리, 친구들끼리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온기를 유지하려 했으나 이미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짙은 흑의 색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게 점차 떨어져가는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언젠가 이 한기가 끝나고 다시금 봄이 시작되지 않겠냐며, 흐릿한 웃음을 나누었었던 그때의 그 불안감. 이제야 겨우 그 밑도 없는 불안감이 지워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분명한 감각을 통해 되레 더욱 강해져서 돌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