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이입을 잘하고, 쓸데없는 걸 현실처럼 상상하는 편이었다. 물론 얼마나 감정이입을 잘하게 하고, 얼마나 현실처럼 와닿게 만드느냐는 작가와 연출과 배우의 몫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대게 남들보다 작은 요소에 쉽게 잘 울고, 울컥하고, 혹은 그 장면을 쉽게 보지 못하고 멈추어버리고 마는 건 아마 내가 유달리 상상을 상상인 채로 내버려두지 못하고 마치 그것이 실제의 현실인마냥,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인마냥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이따금씩은 그럴 때가 있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꿈 속의 내용을 내가 이어서 상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이 실제로 벌어진 일인지 스스로 잊어버리고 마는 때가. 꿈이란 건 사실 현실감이 없어서, 공간도, 시간도, 혹은 색채도, 소리도 없이 개연성이란 존재하..
자신을 끌어안듯이 우는 버릇이 생겼다. 언제부터였는지, 한 번 울기 시작하면 울음소리도 어떤 기척도 내지 못한 채 그저 자신을 끌어안고 알처럼 웅크려서, 아 그렇구나 나는 혼자있구나 하는 것을 자각하고 말아버리는 거였다. 이렇게 점점 작아지기만 하다가, 작아지다가 작아지다가, 아예 없어져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덜컥 겁이 나버렸다. 파고들고, 곱씹어서 생각하다보면,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곱씹고, 곱씹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의미부여를 해버리고 나면, 결코 다시는 그 의미를 잊어버릴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 그저 그런 일이 있었지 하는 정도로 넘길 수도 있는 일들을, 어느 순간부터는 떠올릴 때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견딜 수 없는 의미가 부여되고 말아버리니까. 그런 것들이 무..
중간에 섞여 있는 건 마찬가지로 뭔지 모르겠다 ^.ㅜ 내 혼과 넋을 빼놓았던 새들! 사실 요녀석들 있는 곳을 찾느라 친구랑 둘이서 한 30분은 헤맸는데, 헤매고 헤매이다 지쳐 그냥 다른 거 보러가려다 간신히 발견한 그 시간들이 전혀 아쉽거나 싫지 않았던 순간이었다. 얘네들에게는 좁은 공간이겠지만, 그래도 그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관람용이 아니라 바로 내 어깨를 넘어다니던 모습이 너무 예뻤던 아가들! 너무 움직여대서 찍느라 고생했지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