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우리들은 항상 바람과 같이 살아가는 거란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엔 그것에 대한 자부심과, 또한 흘러가듯 붙잡지 못한 것들에 대한 회의감이 진득하게 묻어나왔다. 바람같이, 그 바람에 기대어 살아가다, 그는 이내 바람 속으로 사그라져 자그마한 빛 무리로 응어리져 조각조각 여기저기에 뿌려진 채 사라졌다. 그 흩어진 조각을 하나 가슴에 끌어안고서 나는 손에 닿을 듯한 그 거리감을 극복하지 못한 채 줄곧 살아왔다. 이렇듯 온 세상에 가득 그가 흩뿌리고 간 바람의 잔해들이 보일 때면, 그 광활함에 두 발 딛은 땅이 되었다가, 그 작은 모래알이 되었다가, 어느새 깊숙하게 내려가 모두에게서 동떨어진 먼지 한 톨이 되었고, 다시 도리어 두 팔 벌린 공기를 안고 있다가, 그 광야 자체가 되었고, 어느 순간 나는 우주..
Works:/Etugen
2008. 9. 20. 1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