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기를 다시 써보자. 몇번째 다짐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시금 일상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의 기분과 감정을 놓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18년 교지 연말결산 이후부터 꾸준히 해온 생각이었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1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는 데 젬병이었던 나는 그만큼이나 지나간 시간들을 정리하는 데도 서툴렀다. 이를테면 올해의 책, 올해의 영화, 올해의 일 등등을 곱씹어보고 정리하기에 나는 너무도 귀찮음이 앞서는 사람이었고, 이미 지나간 일들을 정리하기보다는 지금 내 앞에 놓인 오늘과 내일이라는 시간을 잘 보내는 게 더 중요했던 사람이었으니까. 눈 앞의 일들을 지나간 것으로 잘 넘기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지쳐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
1.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라는 작품은 나한테 대체 뭘까. 처음 본 뒤로 매번 무대에 올라올 때마다 2-3번씩 보러갔고, 열번쯤 넘게 봤으니 이젠 그만 볼 때도 됐나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올라왔을 땐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래도 솜이니까' '그래도 연말이니까' 하고 예매를 했다. 막이 오르고 첫 등장씬에서부터 대사와 넘버 작은 디테일 연기까지 거의 외우다시피 했는데, 그보다 더 수십 수백번을 더 ost를 들었고 무대영상을 찾아봤는데, 이젠 정말 새로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지 않나 싶어서. 엘빈과 토마스라는 두 캐릭터가 나한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다 들은 것 같아서. 그래서 이젠 진짜 아무 감흥없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짧은 순간- 난 놓친 걸까"하고 토마스가 첫 넘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