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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알고 지냈는지 한참을 생각해보아야 아, 그때 그렇게 만났구나 하고 떠올려지는 아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참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친해졌었고,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가까운 이의 감정이 그대로 나의 감정이 될 수 있었고, 한 번 얼굴조차 보지 못한 알지도 못한 사람 때문에 곧바로 울음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심장이 덜컥, 지금도 돌이켜보면 눈 앞이 까마득해지던 그 때. 흔들리는 발걸음을 간신히 붙잡고 찾아간 너는 오히려 나를 향해 웃어주었다. 왜그래, 네가 왜 울 것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 하며.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 알지못하는 나는 그냥 말없이 너를 안았다. 괜찮아, 울어도 돼- 하고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가만히 웃고 있던 너를 안고, 머리를 등을 쓰다듬어 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너는 언제나 내게 아이였기 때문에, 욕심없고 티없는 아이였기 때문에. 억지로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은 너의 웃음에 오히려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아빠가 보고싶다는 그 한 마디에 다시금 그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보다 힘든 일에도 얼마든지 견뎌왔다는 말에 가슴이 먹먹해, 이전처럼 나는 또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 몰라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는다. 그리고 다시 만날 때는 으스러지듯, 이산가족 상봉하듯, 평생 잃어버린 내 마음의 안식처를 만난 듯 안아주어야지, 하고 다짐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짓고 있는 웃음에 지금껏 잊어버리고 지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당시에 겪었던 쓰라림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충격이, 네게 전해졌을 터인데도. 나는 그저 옆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으니.
사실은 웃어주어서- 고맙다고 생각했어... :-) 네가 웃어주었기 때문에 나는 울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기도하고 기원하는 마음으로 위로하고자 찾아갔던 나에게 너는 오히려 위로를 건네주었어. 어떻게 그 순간을 잊을 수 있을까. 그래도 여전히, 행복을 말하고자 하는 너의 웃음에 나는 속으로 울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지만 덕분에 너를 마주보고 덩달아 웃을 수 있었지.
내가 바라보는 너는 여전히 열넷, 우리 꼬꼬마 :-)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 그저 웃을 뿐이었으니까. 그 이후부터 쉽게 보지 못했던 네 얼굴이 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것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언제고 언제고 웃음이 네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네가 믿는 너의 아버지어머니께서 돌봐주고 계시리라 믿어.
너에게 지어주던 그 미소를 지금도 여전히 지어주고 계시리라고 믿어.
... 그래도 웃자. ...응, 그래도 행복하자.
나는 언제고 네가 어디에 있고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든 여기에서 응원해.
마음의 치유제, 내 마음의 안식처. 언제고 언제고 기도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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