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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SHUT

은유니 2009. 4. 26. 20:42




내가 뿌리내리고 있는 이 땅이 너무도 심하게 흔들려서, 그냥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는 사이에 전부 다 드러나버린 듯한 기분. 살아갈 방향성이란 걸 상실해버린 것만 같아. 아.. 내가 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저 서로의 행복을 위한다는 건, 편의를 도모하는 이기적인 욕심일까. 하지만 정말, 이대로 계속가다간 나 진짜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걸. 태연하게 지낼 수가 없잖아, 얼마 아닌 삶이지만 벌써 기나긴 마라톤의 두번째 반환점을 향하고 있는데.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도 힘들게 하는 걸까.. 그곳에 나 역시 포함되어 있을까..
그런 생각 하면 안된다는 것도 알고, 아이가 아니니까,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 내가 해야할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아는데.. 난 당신 말대로 아직 어리고, 아직 삶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무엇을 위한 것이었던가, 다 잊어버리고 말았어. 그냥 딱 일년만, 전부 다 잊고 떨어져 살고 싶어.. 나 너무 이기적이고, 너무 개인주의적이고, 바라는 것만 많은 것이란 거 잘 아는데, 잘 아는데, 이제 슬슬 이 모든게 지치고 힘이 들어. 나보다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수두룩하고, 나는 그저 하나의 점일 뿐인데, 그 하나를 못 견디겠어. 끝내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그렇게 나쁜 걸까. 말려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그냥 묵묵히 지켜봐주고 같이 아파해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옳은 것일까. 난 당신들에게 너무 기대어 살아와서,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없나봐. 너무 편하게, 원하는 대로 살아와서 뒤에 있는 당신들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는 것 같애.. 진짜 모르겠어.
아직 성장하질 못해서 그런가봐. 작은 거에도 힘들다고 울어버리는 버릇이 안 고쳐져. 해야 할 일이 산더미같은데, 남들은 열심히 하고 있을텐데, 나는 그게 안돼. 그냥 아무것도 못하겠어. 다 놓아버려. 불안하고, 사실 무섭고 두려워. 앞이 너무도 막막하고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어.. 어떻게야 옳은 걸까, 그 가치판단이란 걸 이제 내리는 것 조차 무서워. 옳다는 기준을 세우질 못하겠어. 그렇더라도 공부를 하는 게 옳은 거겠지? 어쨌든 나의 삶이란 걸, 살아가야 하는 게 맞는 거겠지?..

지쳐서 잠드는 게 벌써 세달째야... 나 진짜 언제쯤 울지 않고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당신도 그렇게 힘들겠지요..? 도움은 커녕 내가 힘들어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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