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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시장에서..

은유니 2005. 8. 3. 21:18
오늘 엄마께서 같이 옷사러 가자며 시장엘 데리고 가셨었다.
예전부터 여름 옷이 별로 없어서 한참 걱정하던 중이기도 했으니깐..
은유니라는 사람 워낙 돌아다니는 거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시내라고는 영화 볼때[그것도 벌써 1년전..] 말고는 안 나가봤으니까,
그냥 초등학생처럼 팔래팔래 엄마따라 시장에 가서 옷 사곤 했지.

이번에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나 나름대로 '순수'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심심해서 시장가는 엄마 따라나선 아이 같은 모습으로 있었어.

처음에 한 곳에 들렀다가,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나왔어.
그리고 조금 걸어다니는 데 어떤 아줌마[라긴 좀 젊었지만] 둘이서 판 깔아놓고
그렇게 장사를 하고 있는거야. 왕창세일이라면서 말이지..
우리 엄마 또 아줌마 근성을 발휘해서 열심히 그 곁에서 고르는데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와가지고 왜 여기서 장사하냐면서 따지는 거 있지.
원래 그 자리 주인이라고 하는데 얼굴을 봐서는 분명 그런 것 같았어.


그 아저씨가 엄청 짜증나고 자기 화났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렇게 그 아줌마들한테 빨리 치워라고 막 욕하고 과함지르면서 손가락질 하더라.
그 와중에도 아줌마는 엄청 당당히 태연한 표정을 짓고,
"차가 와야 옷을 치우던지 하지요" 하면서 오히려 왜그러냐는 듯한,
그리고 아저씨는 또 "그런거 당신들 사정이구요, 빨리 치워요" 하면서,
그렇게 둘이서 계속 싸우는데 웃긴건 둘다 존댓말이라는 거야.
과함 지르면서 싸우는데도 그렇게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존댓말이라니..

싸우는 거 짜증나서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혼자 놀고 있는데
우리 엄마 그 싸우는 와중에도 열심히 옷을 고르고 있더라.
그렇게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더니 결국 아줌마들은 자리를 비키고
괜히 신경질 부리던 아저씨가 그곳에서 씩씩 거리면서 서 있더군.. 푸핫;


뭐, 그러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옷을 사기는 샀지만,
정말 둘다 잘한 거 없는데 서로에게 신경질 내면서 싸우는 모습 보고
괜히 또 기분나빠 져가지고 엄마에게 제대로 대꾸도 안했다.

주인이 가라는데도 안가고 태연히 버티고 있는 아줌마들이나,
그렇다고 그렇게 욕하면서 엄청 짜증난다는 듯이 과함 지르는 아저씨나,
그렇게 싸우는 와중에도 옷을 고르고 있는 엄마나,
다 싫고 다 짜증나고 다 미워버렸다.. 고나 할까... 속된말로 정말 지랄 같아.
[아, 뭐 경상도에서는 지랄이 그냥 튀어나오는 평범한 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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