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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토니가 더 분명하게 바라보고, 더 단호히 행동하고, 더 진실한 윤리적 가치를 고수했다면, 그가 애초엔 행복이라고, 그리고 나중엔 만족이라고 칭했던 수동적인 평화 상태에 그처럼 쉽게 안주하지 않았다면. 만약 토니가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스스로를 허락하기 위해 다른 이에게서 허락을 구하려 하지 않았다면 등등. 그렇게 가설에 가설을 거듭하면 마지막 가설에 이르게 된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만약 토니가 토니가 아니었다면.
내 식으로 말하면, 나는 삶의 현실에 안주했고, 삶의 불가항력에 복속했다. 만약 이렇다면 이렇게, 그렇다면 저렇게 하는 식으로 세월을 보냈다. 에이드리언 식으로 말하면 나는 삶을 포기했고, 삶을 시험해보는 것도 포기했고, 삶이 닥쳐오는 대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난생처음, 나는 내 온 인생에 대해 한결 총체적인 -자기연민과 자기혐오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후회의 감정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살아온 어느 하루도 후회되지 않는 날이 없었다. ... 인생이 너무 성가시지 않기를 바랐고 성공을 거두었다. 이 얼마나 옹색한 일인가.
줄리언 반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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