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6일.
부끄럽지만 고백하건데, 내가 기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2년 전 4월16일 그날의 세월호였다. 도저히 책상 앞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몇번의 울음을 삼킨 끝에 나는 "그곳에 가자"는 결론밖에 내릴 수가 없었다. 그게, 지금의 나를 이끌었다. 1년 전, 4월, 광화문광장에서 보낸 한달은 내 생애 가장 강렬했던 기억으로 남았다. 그곳에서 나는 아직 아들의 사망신고를 하지 못해 손주를 기다리는 할머니께 "아이가 좋아하는 일본에 유학보냈다" 거짓말했다는 아버지를, 마음 약해질까 봐 꿈에서조차 딸이 얼굴을 비치지 않는다며 눈물을 뚝, 뚝, 흘리는 어머니를 만났다. 애석하리만큼 비가 쏟아지던 날, 모두가 울었지만 실은 침묵과 고요만이 가득했던 4월2일 삭발식의 절규를 떠올리면..
Yunee:/Diary―
2016. 4. 16. 0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