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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오뉴월

은유니 2011. 6. 5. 02:59






사진 취재를 나갔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나름대로 사진 교육도 받았겠다 실습 중이었던 오뉴월의 어느 날.
오랜만에 지나친 자하연이 참 좋더랬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때건 자하연의 햇살은 기분 좋은 여유를 가져다 준다.
지나가는 길에 자하벅스에서 따뜻한 커피향과 와플냄새가 풍겨와 발길을 멈추어 세운다.

편집실 카메라로 찍어서 잊고 있다가, 편집실 컴퓨터에서 딴 짓하다가 발견 :-) 시선을 돌려봐야겠다.



나는 너무 태평하게 세상을 산 걸까.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실은 항상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지내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고민하는 지점은 지금에 와 어디에 닿아 있는 걸까. 언제나 나는 내 감정에 충실했고, 내 생각이 중요했고, 나의 삶에 매달렸다. 고 생각한다. 글쎄 확실하지는 않다. 시간은 부단히 흘러가고 어딘가에 매여있는 듯 갈 곳을 잃은 듯 나는 여전히 여기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삶은 지속된다는 것이 쓰리다. 지금 이 시간을 조금만 붙잡아 물어보고 싶은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관심을 가지지 않는 그대들에게 불만을 가지면서 동시에 그것이 머물러 있는 자신을 향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한다.

잠이 부족하다. 여유가 부족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난 충분히 여유롭게 살아버린 것이 아닐까.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하면서 실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상태로 다시 재생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 정지되어 나오지 않는지 나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만큼 그대들의 목소리가 내게 닿지 않는 것을 느낀다. 허탈하다.. 착한 아이나 모범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방향으로 걸어왔던 것 같다. 변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건지 아니면 그 반대로인건지 모르겠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



올해도 어느덧 절반 쯤 왔다. 절반의 걸음을 걸어 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너는, 그대들은.
기다려주지 않으니 달려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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