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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Where we are

은유니 2010. 6. 30. 23:31



:0. 어쩌면, 언제나 뒤돌아보았을 때 마주쳤던 그 따스한 두 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들이.
당신은, 너는, 나는 그리고 우리는 지금 어디에.


:1

계절학기가 시작한지도 어느덧 2주차가 되었습니다 :-D... 전탐과 교양 하나에 스페인어 청강까지 하겠다던 마음은 일주일만에 포기(..)하고 이틀 뒤인 금요일에 있을 경제 시험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멍때리면서 진지하게 드랍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_ㅠ

태어나서 처음 배워보는 경제라서 그런지 뭔가 색다르기도 하고 이건 이거대로 어렵지만 나름 재미도 있어서 계속 듣고는 있지만 시험친다고 하니까 그냥 멍하네요 ㅋㅋㅋ.. 기출문제도 없이, 지금까지 배운 개념들만으로 대체 어떻게 시험을 치겠다는 거지ㅠㅠ... 그래도 수업 마치면 늘 교재 복습하고, 필기한거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는 해왔지만 1학기 때 애들이 늘상 들고다녔던 (이라기 보단 과방에 가면 항상 한 권쯤은 널브러져 있었던) 맨큐의 경제학 책을 보니..ㅋㅋ 그냥 아 우리가 이렇게 많이 배웠었나? 왜 이렇게 책 분량이 ㅋㅋㅋ 무슨 수업 4번 들었는데 책 1/3이나 나간건가요? 네? 아니 왜 이 책으로 보니까 300페이지나 되는 걸까요.. 교수님께서 직접 만드신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까 맨큐에서 중간에 빠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거의 300페이지 가까이 되네요 ㅇ<-<.. 엄마, 나 이거 언제 공부하죠..

전의를 상실하고 교수님이 직접 만드신 교재를 보며 교재가 백만번 낫다는 생각을 하며 맨큐를 덮었습니다만 교재에 있는 exercise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워낙에 이런 쪽으로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서 걱정이기도 합니다. 이러다 중간고사 치고 나서 모든 계절학기 드랍하고 책이나 읽고 지낼 기세 ㅠㅠ... 그것보다 방학한지 얼마 되었다고 시험공부할 마음이 생길리 없잖아요(..) 으앙 ㅠㅠ

수강신청할 때의 패기따위 사라진지 오래인 저는 그저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습니다 T_T..
경제원론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2

방학되니까 책이 읽고 싶어져서 지난 주에는 서점에서 한 시간 가까이 시간죽이며 돌아다니다가 결국 견디지 못하고 처음으로 중앙도서관에서 공부 아닌 책을 빌려봤어요(..) ㅋㅋㅋ 오늘도 점심먹고 나서 아무 이유없이 중도 자료실에 가서는 800번대 문학 코너에서 두 시간동안 책구경... 네, 책 구경했어요 ㅋㅋㅋ 우와ㅠㅠ 진주에서 연암도서관 다닐 때는 책장 한 칸으로 끝날 책 번호대가 여기에는 몇 칸이나 우르르 서 있더라구요! 깜짝깜짝 ㅠㅠ 괜히 한국에서 가장 큰 대학도서관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최대이고 그 다음이 여기라고 했던가요?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게다가 절반 이상은 다 외국 원서나 외국어 번역본인 듯 한글 제목 찾아보기도 힘들고 ^_ㅠ..

오랜만에 도서관 갔더니 익숙한 책들 보면서 '이건 연암도서관 어디 쯤에 있던 책인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늘상 다니던 곳이다 보니 800번대 책들은 거의 대부분 위치를 외우고 있었거든요! ㅋㅋㅋ 인기있는 책이라던가 보고싶어했던 책들은 워낙에 예약이 밀려있어서 거의 찾아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거기 있으니까 괜히 행복했어요 :-)!


...다음 번에는 사회대 도서관에도 가보려구요ㅋㅋㅋ 거기도 매번 열람실에만 가봤지 책 빌리러는 한 번도 안 가봤거든요ㅠㅠ 아이 부끄러워라;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도서관은 책 빌리러 가는 곳이지 공부하러 가는 곳이 아니었는데ㅋㅋㅋ 여긴 뭐 자료실보다 열람실이 훨씬 넓고 크니까 말이죠(..) 게다가 학교 도서관에서 레포트나 공부 관련 책이 아닌 다른 걸 빌린다는 게 왠지 어색했는데 오늘은 아예 800~900번대를 두 번이나 돌아다니다 보니 ㅋㅋㅋ..


덕분에 시험공부따위 잊어버리고 3시간 동안 내내 책읽고 뒹굴뒹굴 해버렸지만요 ㅠㅠ 엉엉..

게다가 더 큰 일인 건 계절학기 다 빼고 여기서 책만 읽고 지내도 두 달간 충분히 지낼 수 있을 거 같다는 흑심(?)마저 품어버렸습니다... 너님 낼모레 시험이라면서요 ㅇ<-<.. 스페인어도 교수님 안 맞아서 수업은 뺐지만 혼자서라도 공부하기로 했잖아..


:3

게다가 금요일에는 시험 끝나고 통영에 놀러갑니다!

통영에 이모네 식구가 사는데 어릴 때 한번 가보고 한번도 안 가봤어요. 그런데 이왕 방학한 김에, 의정부에서 직장 다니는 사촌언니 하루 휴가 낸 김에 내려가서 바다도 보고 영양보충(..)도 하고 올 것 같습니다. 아직 피서 철은 아니라서 바다에 들어가도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 관광지 돌아다니면서 그냥 놀다가 올 것 같아요... 장맛비 오면 말짱 꽝이고 집에서 처묵처묵하다 올 것 같지만 ㅋㅋㅋ

전 덕분에 시험이고 뭐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ㅇ<-<... 얼마만에 보는 바다인지 ㅠㅠ!


:4

근데 디카 배터리 충전기를 잃어버려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요... 엉엉 ;ㅁ; CANON 매장에 알아보니까 정품 충전기는 7~8만원대ㅋㅋㅋ 그냥 인터넷 매장에 찾아보니까 최하가 3만원 정도 들더라구요. 안 그래도 이번 달 이미 적자에 가난한데 저런 거 살 돈이 어디 있나요ㅠㅠ 혹시나 해서 디카 빌려줬던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모른대고 (분명 누구한테 배터리 충전기까지 같이 준 기억이 있는데 그게 누군지도 기억 안 나는 데다가 너무 오래전이라..), 아버님께 물어보니 집에도 없다고 하시고..

애가 발이 달리지 않은 이상에야 어딘가 있을텐데(..) 요놈의 디카 덕분에 제가 대체 돈을 얼마나 쓰게 되는 건가요...ㅠㅠ 액정 부서져서 반 년간 잊고 지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에는 다른 곳에서 말썽이네요.






:안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있을 예정입니다.

이유도 없이 상처입고 많이 울었고, 앞으로 또한 많이 울 일이 남아있습니다만 그래도 조금은 기운을 내려 합니다. 설사 그것이 제가 이 세상에 존재했던 이유 그 자체를 뿌리뽑아 버리는 일이었다 하더라도, 지금 저는 여기에 있으니까. 그리고 제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지내고 있든지 상관없이 당신들은 당신들의 삶을 살아갈테니까.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르는 불행과 아픔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지금의 행복과 만족을 앗아가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니까.

그들이 주었던 것이 무엇이든 그것이 제가 안고 가야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끝내 그것의 의미를 부여하고 결정하는 것은 저의 몫으로 남아있을테니까요. 제가 지금까지 받은 것들 중 좋은 것들만 다시 다른 이들에게 베풀 수 있기를, 다른 이들이 저로 인해 이와 같은 억지 웃음을 짓지 않도록.

바라고 또 기원합니다. 희망과 소망을 착각하는 일이 있지 않기를.




:: 사진은 1년 반쯤 전에 친구들하고 대학탐방이랍시고 서울 구경할 때 K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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