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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은유니 2009. 3. 1. 00:59


요 며칠동안 진짜 무슨 중요한 걸 놓치고 지내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어디선가 봤던 표현 그대로 누군가가 가슴을 한 삽씩 마구마구 퍼내가버리는 것 같이 허무하고 속이 텅텅 비어버린 듯한.. 속이 울렁거려서 무언가 토해내지 않으면 안되는데 사실 어느것도 토해낼 수 없을 만큼 비어있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망연자실하게 앉아있을 뿐이네요. 아아, 어째서 이렇게 되어 버린걸까. 나는 단지 나의 현재를 살아가고자 했을 뿐인데 일이란 것은 모두 제 뜻대로 되는 법이 없나 봅니다.

안 하던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부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야 예전부터 했었던 거지만.
차라리 그럴 거면 그냥 애초에 시작부터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어째서 모두 시작해버리고야 말았던 것인지 알 수 없네요. 그저 우습고 우스워서 요즈음 그런 생각 속에서도 혼자 피식피식 웃고 있습니다. 뇌 속에서 무언가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이 지워져 버린 것 같아요. 차라리 완전히 지워져 흔적조차 남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미적미적 대다가 겨우 한발만 바깥으로 내뻗고는 길게 그림자를 남겨두고 사라지지 않는 것인지. 없어져버려, 그럴거랴면 그냥.. 아, 모르겠네요.



사실 잘 모르겠어. 무엇이 문제인 것인지는 잘 알겠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어.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직도 어리고 철없고 우스갯소리인 마냥 살아가는 나라서 모든 게 까마득하기만 해서,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이 언제부터 삐그덕 거리고 있었는지도 ...


―아, 진짜 미쳐버릴 것 같다. 죽어버릴까. 아, 이건 아마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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