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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ever.

은유니 2008. 8. 17. 03:55

비전이 없느냐고 물으면 그런 건 또 아닌데, 대학을 나와서 뭘 하고 싶냐고 물으면 솔직히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으하하.. 그냥 지금 드는 생각은 일단 이대로 수능때까지 달려보고, 그 다음은 그 다음대로 그때가서 생각해보지 뭐- 랄까. 제대로 하고 싶은 일이 안정해 진 것도 아니지만, 솔직히 경제적인 면이라던가 그런 걸 따져보면 이래저래 영 아닌 미래상이다 보니까 남에게 말하기도 민망하고. 좀 더 높은곳을 봐도 되지 않느냐고 그럴수도 있고, 너 정도면 이건 별거 아니지 않느냐고 그럴지도 모르고, 주변의 기대가 다 그렇기는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그렇게 거한 것도 아닌데. 따지고 보면 진심으로 바라는 건 좀 클지도 모르는데, 그건 이미 이룰 수 있는 범주가 아닌 망상이라 여기고 있는 거니까.
지금 이대로 달리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그런 생각 하다보면 끝이 없으니까. 현재를 즐기는 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사는 사람이 되어버리니까 그건 또 싫달까. 그저 책 읽고, 사진 찍으며 보냈던 평화로운 하루- 그거 하나면 회복할 수 있는데 그게 또 어려우니 이거 참.

내 잎에서 그런 말 나올 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책 읽을 시간이 없다- 라는 걸 절감한달까. 사실 시간 자체가 없는 건 아닌데 요즘엔 그저 멍하니 있거나 단순히 시간을 '소모하는' 일만 하고 지내게 된다. 책을 마음잡고 읽을만한 평정심이 이루어지지 않아. 그림 그리는 것도 어느 순간 제대로 마음 잡지 않으면 그리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고.
D-88. 나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면 도저히 책을 읽으며 밤샘할 자신이 없어져버려. 지금은 방학이니까 많이 풀어져 있는 거지만.. 남들에게 뒤쳐진다 생각하면 미쳐버릴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여. 어째서 어째서 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거지 하는 허탈함과 함께, 불안을 고민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그런 소리 들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엄마가 나보고 책 읽어라고 하셔서 또 놀랐다. 매번 책 좀 그만읽어라, 좀 줄여라는 말 밖에 하지 않는 부모님이었는데. 요즘은 내가 책 붙들고 하루종일 누워있어도 그러려니. 나의 위치가 그만큼 달라진건가 싶어서 우습기도 하고, 그래도 스트레스 많이 안주시려고 하는구나 싶고. 그림 그리는 것도 취미생활로 좋아하시고. 컴퓨터 너무 오래 하는 건 여전히 인상 찌푸리시지만 그거야 나도 고쳐야 겠다고 생각하는 거고. 왠만큼 오래자도 잘 깨우시지 않는다. 그러니 내가 휴일만 되면 12시간씩 자고 그러지(..)
쉽게 스트레스 받는다는 거 알고 많이 풀어주시고, 성적 유지 잘 하니까 그러려니, 혼자 노력하고 있구나 하고 여겨주시는 거 되게 고맙고, 또 죄송하고. 괜히 신경질부려도 오히려 풀어주시려고 그래서 조금만 지나면 후회할 말을 더 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요즘 너무 늦게 자고 학교에서 계속 졸아서 걱정. 개학하기 전에 고쳐야 할텐데.
아아- 놀러가고 싶다! 동아리 MT 가기로 한 거 조금 기대하고 있구.
무뎌지는 나를 보는 건 슬프지만, 그렇게라도 견뎌내는 걸 보면 조금 용기도 난다.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나 자신에 화가 나다가도, 이렇게 편하게 지내는 것도 며칠인가 싶어서 놓아버리고 싶어져.
앞으로도 일년이 더 남았는데 이렇게까지 옥죄어 지낼 필요는 없으니까. 적당히 즐기면서.

Impossible is Nothing. Nothing is Impossible !
그래 어쨌든 Carpe Diem. 나 자신을 믿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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