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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어느것하나,

은유니 2006. 1. 2. 21:41
어느것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아이가 있다.



가슴에 품은 작은 것하나 드러내지 못해 입을 다물고 마는,
자신을 바라보는 작은 시선하나 견디지 못해 고개를 숙이고 마는.
언제나 웃고, 이야기하며 활기찬 모습만 보여주려 했던
그런, 그런 아이가 하나 있었다.

작고 조용하기만 해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잘 지내는 아이..
어느것하나 잘못될 것 없다는 듯 언제나 웃으며, 나쁜일은 쉽게 잊는 아이..

―그래, 그렇게만 보면 되는거야―

아이는 떠나보내는 게 싫어 누구에게든 험한말을 못했다.
조그마한 가슴에 상처가 생겨도 드러내지 않고 도리어 숨겨버린다.
'나는 상처따윈 없는 아이에요' 라고 말하듯이..

아무도 없는 집, 방안에 틀어박혀 문을 잠그고 혼자 흐느껴 울어버린다.
아이의 심장은, 사실은 상처가 가득한데도
어느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혼자 눈물 흘려.



사랑할 줄 몰라, '사랑한다'는 단 한마디 하지 못하고..
그저 곁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아이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
두손으로 터져나오는 울음을 꽉 막고 소리없이 울어버리고..

―아이의 두눈에는 언제나 미소가 가득해서, 밝고 활기차기만 해서
심장의 아픔도, 눈물도 모두 없는 것처럼―



작은 아이는 하고싶은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런 아이의 꿈은 단 한가지.

가슴에 품은 것 하나 제대로 꺼내지 못해,
누군가 물어보면 모른다는 듯이 고개만 좌우로 흔들어 버리고
그 소중히 간직한 꿈은, 행여 상처라도 날까 고이고이 간직해둔다.

'꿈이 없는 아이'라며 자신에게 손가락질해도,
'넌커서 뭐가 될래'라며 아무말 하지 않는 자신을 탓해도.




... 아이는 언제나 웃고있다, 눈물을 감추고.
울어버리면 안되는 것처럼 남앞에서 울지 못하는 아이.

가슴속 말한마디 꺼내지 못해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생각도 고민도 털어놓지 못해 혼자 끙끙 앓다 울고 마는..
'사랑한다'는 말한마디 꺼내지 못하는, '꿈'을 말하지 못하는 ..

어느것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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