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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수 있을 때는 최대한 즐겁게 놀았어야 했다.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고, 기회를 주고, 관대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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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든다. 다른 길로 가는 게 어때서. 그래, 그럴 수 있지. 좋은 경험을 했으니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지. 스턴트맨 일이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 수도 있지. 왜냐하면 젊은이란 건 조금은 낭비되어도 상관없을 만큼 넘치고 넘치는 것이니까. 길을 잘못 들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도 '어랏, 아직도 시간이 남았네'라고 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이니까. 그러나 문제는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세상은 두 가지나 세 가지로 구성돼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대략 5억만 개 이상의 요소로 이뤄져 있으며 우리는 아주 작은 인간일 뿐이다. 우리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은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실패는 아주 작은 실패일 뿐이다. 스무 살 때 그걸 알았더라면 좀 더 많은 실패를 해보았을 것이다. 실패가 행복이란 걸 알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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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삶이란 선택하고 실패하고 또 다른 걸 선택하고 다시 실패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유연성이다. 실패가 별 게 아니란 걸 깨닫고 훌훌 털어버릴 수 있으려면 실패에 익숙해야 한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다 더 큰 실패를 맛볼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시행착오를 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더 많이 실패하고 더 자주 포기하고, 자신의 길이 무엇인지 더 많이 시도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이 산이 아닌가 봐요, 싶으면 얼른 내려와서 또 다른 산을 찾아갈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정말 재미있는 게 뭔지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당근 같은 건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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