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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2014년 상반기 ~

은유니 2014. 7. 11. 02:55
1. 생각이 많아질 때면 '집'이 아닌 '방'에 사는 것이 참 갑갑하게 느껴진다. 옥상 평상에 누워 바람을 쐬고 싶은 밤이다.

2. 종강하기 전 잡았던 방학일정은 내일로 끝이 난다. 남은 두달 가량의 시간이 짧고, 또 길다. 처음 타지에서의 홀로나는 생활을 시작한 친구의 외로움을 덜어주기엔 내 생활이 퍽퍽하고, 고향을 벗어나지 못한 그의 이야기를 듣기인 아직 준비가 안된다. 그 아인 내게 너도 그때 그랬어? 하고 물었는데, 혼자 생활하는 외로움을 이제와 논하기엔 지나온, 그리고 남은 날들이 벅차서, 이미 수년전에나 생각했던 별거 아닌 문제를 너는 겨우 끙끙거리고 있구나, 하고 괜한 짜증이 일었던 내가 혐오스러웠다.

 
나와 그는 아마 끙끙거리면서도, 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리라 생각하지만. 너는 어떨까. 내가 널 처음 만났던 그 모습으로, 아니면 두어해 전 처음 알게 된 너의 모습으로, 그것도 아니면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각자가 받아들이는 아픔이나 감정의 깊이는 모두가 다르다고 하는데. 나만큼은 너에게 상처이지 않기를 바래서, 그런데도 여전히 네가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거 같은 그 불안감에서, 그래도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래서. 처음 만났을 때처럼 그저 웃기를 바래서. 그런데도 여전히, 나는 답답함과 짜증을 떨쳐낼 수가 없어서, 말을 삼키고 한숨을 들이쉬고 나서야, 너에게 말을 건다. 잘 지내니, 밥은 챙겨 먹었니, 오늘은 어떻게 지냈니. 그래서 결국 난 네 앞에서 톰이 되고, 또 앨빈도 되고. 그게 미안하고, 또 후회스러우면서, 내 생각이 앞서 같은 실수와 같은 후회를 반복하고. 너나 나나 결국 변하지 않는구나, 하고 섧게 웃고. 아마 너는 울겠지. 울,겠,지.

하지만 결국 난 네가 될 수 없으니까. 네 부모나 애인이 될 수 없으니까. 그리고 아마 지난 수년간처럼,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니까. 네 생각보다 난 치졸하고 '합리'적이라서, 또 이기적이라서, 그저 둘 사이의 거리를 지킬 생각만. 맘만 먹으면 가닿을 수 있는 거리에, 그렇지만 함께는 아닌 거리에. 멀어지는 게 안타까운 거리에, 또 다가오는 게 겁이 나는 거리에. 부서지지 않았으면 하는 정도의 거리에서, 그렇지만 내가 부서질 순 없다는 마음의 거리에서.

3.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돌을 찾고 있어. 그 돌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이름도 모르는 고목의 가지가 가리키는 곳부터 시작되는 지면의 갈라진 틈. 그 틈에서 얼굴을 내민 어린 나무의 가지 사이에 끼워져 있지 않을까?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거야."

4. "피터 팬 왜 네가 내 복수심을 결정해?"

5. 지금 기분이 방바닥에 전지 정도 크기의 도화지를 깔아놓고 물감 왕창 뿌리면서 놀거나, 계곡에서 그늘에 앉아 발담그고 하늘 쳐다보면서 멍때리거나, 아니면 술먹고 미친척 도림천 옆에 산책로 뛰어다니고 싶음. 이게 다 스트레스 관리를 못해 이럽니다.

6. 엄마, 아빠, 딸, 아들 각각의 인물 중 어느 누구에게 집중하지 않고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NTN의 이야기전개 방식은 참 좋았다. 그래도 역시 주인공을 꼽으라면 아마 '엄마'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공연을 다 보고나서 가장 궁금하고 안타깝고 알고 싶은 부분은 아빠의 이야기였다. "4개월 이상 지속되는 슬픔은 병적인 현상"이라는 의사의 진단에 아내의 우울증을 안타까워하는 그였지만, 결국 아내보다 더한 병을 앓고 있는 것 역시 그였으니까.

아들의 환영을 처음 보았을 때, 아니 그것을 환영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때, 그리고 그것을 애써 무시하며 너는 없는 존재라고 규정해야 했을 때, 그리고 다시 눈앞의 아들을 인정할 때, 그 순간순간 아버지는 무엇을 느꼈을까. 만화가 표현하듯 한번도 아들의 이름을 불러준 적 없던 아버지가, 끝내 자신 옆에 남은 아들의 이름을 외칠 때 그는 절망했을까, 아니면 안도했을까.

7.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은 큰일이다. 부딪히지 않도록 떨어지지 않도록 얘기하면서 웃기도 하고 비뚤어지지 않도록 당황하지 않도록 시끄럽지 않도록."

8. 몰랐던 사실인데,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소멸'되어 버린 13구역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사용된 세손가락 경레가 태국 반군부 저항시위에 사용되고 있다고.. 게다가 "겨우 손가락 세 개를 폈을 뿐인데 연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난번 광화문 앞에서 노란리본을 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심건문을 당했던 것과도 겹쳐보인다. 그것이 상징성을 가지고 사용되고 있다는 것만큼이나, 놀라운 사실이었다. 이게 역사나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일들이라는 게, 언제나, 새삼스럽게, 끔찍하다.

근미래의 디스토피아적 '판타지' 세계를 그리고 있는 소설 속 상황이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사실상 헝거게임의 디스토피아 설정이 미국패권, 군부/독재/억압/학살 등등을 모두 빗대고 있는 거라서 더욱 그렇겠지만,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이 마치 민가처럼 시위현장에 쓰인다는 것만큼 작품속 상징이 지니는 힘이 놀랍기도.

9. "Although our shoulders are still weak, although death for us is still seemingly too harsh to bear, we have to part with life, we have no choice, when history demands us to do so. (..) if we are not willing to die, who will?"

10. 연극 <푸르른 날에>를 보고 왔다. 당시의 전남도청을 배경으로 김남주의 학살2를 낭독하는 장면 하나만으로 이 연극을 보러 온 게 결코 후회되지 않을 만큼, 보고, 나오는 내내 먹먹한 기분이 들었다. 이루어지지 못한,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꿈과 같았던 결혼식과,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만나 웃고 떠들며 노래하고 춤추던 마지막 사진 한장은 화려한 휴가와도 겹쳐보였다.

하지만 역시 가장 인상깊었던, 잊지 못할 부분은 무대 앞을 가로질러 흐르던 물과, 그곳을 지난 발자국들이었다. 무대 앞을 가로지르는 물은 실개천이 되었다가, 핏물이 되었다가, 얼굴을 쳐박고 발버둥치는 고문장이 되었다가, 발을 담그고 나아가는, 다시 실개천이 되었다. 아무도 밟지 않고 장난스레 넘나들던 그곳은 계엄군의 발에 짖밟힌 뒤로 핏빛으로 물들었다, 스님의 발을 적시고 연꽃으로 피어났더랬다. 그것은 악몽과 찌든 환영과 미련이나 자괴감을 씻어내는 행위이기도 했고, 그것들을 비켜나거나 회피하지 않고 담담히 옷깃을 적시는 행위이기도 했다. 씻어내다,는 단어와 적시다,는 단어 사이에서 고민하다 적시다,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궁금했다. 그건 떨쳐내야 하는 걸까, 안고갈 수밖에 없는 걸까. 환영은 언젠가 사라질까, 사라지지 않는다면 언제까지고 고통일까. 고통이 아닐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것은 극복일까, 아니면 동행일까. 마지막에 그는 울었던가, 아니면 웃었던가.

칼을 버리지만 꿈마저 버리지는 말라던, 넘어진 바로 그곳에서 다시 일어서라던 스님의 말씀이 꾹, 꾹, 하고 담긴다.

11.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고 어떻게든 될 터이다. 실제로 그 또한 지나갔고, 어떻게든 되었으니까. 다만 지금을 잘 추스르면 될 일이다. 조급해할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넋놓고 가만히 있어서도 안 된다. 결국 어떻게든 '해야' 하는 건 나 자신이니까.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나다닌다고 해서 청소요정이 다녀가 쌓여 있는 집안일을 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돌리고, 쓰레기를 내다버리는 자질구레한 일들은 하나하나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12. 지금 내 인생이 트루먼쇼인가.

13. 어딘가를 지날때면, 그래 다시 현실이구나, 하고 느끼는 나만의 지점이 몇가지 있다. 가끔은, 어느 쪽이 현실인지 모르겠다.

14. 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 걸 알게 되고부터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까지의 기간은 불과 백여일 남짓의 시간밖에 들지 않았었다. 그 백여일 동안, 내가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간을 다 합쳐도 또 채 만 하루가 되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그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 남긴 잔향들은 마치 하나의 이미지처럼 드문드문 기억에 남는다. 부모를 잃은 슬픔도, 자식을 잃은 슬픔도 나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그때 맞았던 그 두려움과 공포의 이미지들은, 남겨진 이들의 뒷모습은 자꾸만 되새겨진다.

"앞으로 아빠랑 약속해야 할 게 있어. 네가 자라면서 아빠 주머니에서 돈을 몰래 가져가거나 학교를 땡땡이치거나, 그런 거짓말은 해도 괜찮다. 아빠는 항상 네 편이야. 그런데 해서는 안 될 거짓말이 있어. 몸 어딘가가 아프거나, 엄마가 보고싶어서 속상하고 슬플 때 그런 마음을 숨기고 혼자 앓으면 안돼."

people carry on이 이따금씩 주기를 두고 계속, 생각이 나는 건 역시 그 '흐려져가는 기억'과 대비되는 '또렷해져가는 이미지'의 차이 때문인 것 같다. 사라지지 않았으면, 해서 붙잡고 싶은.

15. 고등학교 때의 꿈을 꿨다. 그건 일어나지 않은 일이면서 동시에 이젠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보고 싶지만 볼 수 없는 사람,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상황.

16. 해리포터와 눈마새와 룬의아이들을 읽던 꼬마는 자라나서 웹툰덕후가 됩니다(아냐)

사실 환상문학이든 현대문학이든 고3 이후로 책을 거의 안 읽어서, 건너건너 새로 접한 작품을 읽으면서 헉 난 왜 이런 게 있다는 걸 모르고 살았지ㅜㅜ 할 때마다 그 만남의 순간이 있어 그래도 참 다행이다는 생각. 그때도 물론 편향된 독서습관을 갖고 있긴 했지만 중고딩 땐 그냥 닥치는 대로 매주 도서관 가곤 했어서, 많이 읽기 때문에 많은 좋은 작품들을 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그땐 뭐 읽지가 고민이었는데 요즘은 읽은 목록보다 읽어야 할 리스트가 더 많은 듯.

언제 친구랑 그런 이야기도 했던 거 같은데, 대학와서 내가 읽고 싶은 책과 읽어야 할 책, 혹은 문학과 비문학의 비율을 1:1까지는 안되더라도 그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곤 했던 거 같다. 근데 생각해보면 학기 중에 전공관련 비문학의 비율이 끝없이 상승해서 학기 끝나면 그 이외에 '이건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 까먹게 되는... 그게 전공관련이든 비전공 비문학이든. 뭐 그래서 안 읽은 건 또 아니긴 하지만..

예전에 아버님이랑 통화하다가 '아빠 내가 잘하는 게 뭔지 모르겠어'라고 했더니 '너 책 읽는 거 잘하잖아'라는 예상치 못했던 답변이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아빠 근데 나 이제 그것도 잘하는지 모르겠어ㅋㅋㅋ 흑흑 나보다 책 많이 읽는 사람이 참 많아.

그러고보면 그렇게 많이 읽었어도 어릴 때 난 소위 말하는 '고전'을 읽는 걸 참 싫어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취향도 달라져 가나 보다. 그래도 그때 좋아했던 것들이 여전히 좋아서, 다시 읽으면서 어쩔 줄 몰라하며 책장 넘기기도 하지만.

17. 푹 자야할 걸 세시간 네시간으로 쪼개서 잤더니, 바다위로 난 철로를 사람들과 함께 걷다가 철로가 무너져내리는 재난 영화같은 꿈을 꿨다. 그 위로 거미같은 다리의 로봇같은 게 지나가서 아래로 떨어질까 짓밟힐까 끔찍한 기분에 휩싸였던 게 사라지지 않는다.

18. "센치한 건 좋은 거예요. 살아 있다는 얘기잖아요, 마음이."

19. 만나서 마주보고 이야기한다고 서로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그렇게 만나서 술먹고 편하게 수다떨 수 있다는 건 참 다행이다.

누군가는 그것에 집중해 빨리 지금의 단계를 넘어서고 싶고, 그 나아감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그곳에서 벗어나 방황하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향하든, 그 과정을 지탱해줄 인간관계는 언제나 절실하다. 지금 내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건 사실 내가 다시금 소속될 수 있는 공동체인가 싶기도 하다. 다들 혼자 바쁘게 또 그만큼 외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기인 거 같기도 하다. 늘 깨지는 약속들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점이 퍽 서글프다.

혼자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무렇지 않고, 관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생각해도, 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만날 수 없는 인간형이라 해도,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언제나 필요한 법이라서. 멀리 있는 그대가 안타깝고, 슬퍼서.

수많은 우연과, 몇 가지 선택과, 나조차 알 수 없는 경로를 거쳐서 지금, 여기에 있고 그것을 후회한 적 없는데. 그건 나아감이었을까 방황이었을까. 그리고 난 지금 나아가고 싶은 걸까, 방황하고 싶은 걸까.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건 무엇일까. 그냥 내가 워낙 내멋대로고, 하고 싶은 것만 하려고 해서 문제겠지만. 허허

20. "세상이 내 것은 아니지만 우주를 돌다 보면 내 중심에서 도는 순간이 분명히 있어"

21. "싸우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우리가 부부라는 것을 생각해서 말을 조심히 고르고 서로의 찜찜함을 풀어주는 데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비록 동의할 수 없더라도 그게 상대를 안심하게 하는 일이라면 이해해주는 것. 싸우는 일은 언제나 괴롭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쁘다. 우리에게 여전히 싸워나갈 의지가 남아있다는 것이."

22. "O, God, thy sea is so great and my boat is so small"

23. "자신이 약한 인간이라는 걸 인정하면서도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웃어야 한다"

24. 세상이 너무 뒤숭숭해서 어떻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그저 비감만 가득, 가득해서 갑자기 갠 하늘이 화날 뿐이다.

마땅히 분노해야할 일은 분노해야하고, 질책하고 바로잡을 일은 그래야 하겠지만, 난 애도와 기원에 앞서 대중은 우매하다고 비난하고 나서는 너희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 너희 말대로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너희가 말하는 대중은 대체 누군가. 그리고 대중아닌 자는 또 누군가. 벌써 며칠이 흘렀고 벌써 몇년이 지났지만 난 여전히 무엇이 현명하고 무엇이 옳은지 모르겠다. 그래서 결국 너희와도 가까워질 수 없었고 내가 할 말도 잃어버린 듯하다.

희망을 말하기엔 지치고 분노가 담긴 말들은 매섭고 쓰리기만 할뿐 무엇도 되지 못하는 듯하다. 그리고 정말, 그와중에 이상한 일들은 자꾸 벌어져서 아득하니 혼란만 남는다. 그래서 대체 내가 하고 너희가 하고자 하는 정치란 뭔지, 그래서 내가 바라고 믿는 언론이란 뭔지, 그래서 국가는 뭐고 관계란 뭐고 그래도 해야 하는 내 일이란 게 뭔지.

제발 신이 도왔으면 좋겠다...

25. "우리 말고는 누구도 알아보지 못하는 이 행복을 여러번 곱씹으며 조금도 흘려보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 나날."

26. 난다님 홈가서 쌀이 육아일기 쓰신 거 읽다가... 쉬지 않고 계속 쌀이를 보고 있는데도 쌀이가 넘어져서 부딪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설에 엄마가 해준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다. 어릴 때 혼자 잘 자길래 내버려두고 빨래를 널고 있었는데 잠깐 안본 사이에 유모차가 뒤집어져서 머리를 박아서 머리뼈에 홈이 생길 정도로 쿵 했다고. 그때 너무 울고 머리에 홈생긴 게 미안해서 아직도 기억이 난다며, 이마를 쓰다듬으셨다. 이마 한쪽이 왜 그렇게 움푹 들어간건지 이유도 모른채 생각없이 거기를 쓰다듬는 버릇이 있었는데, 비밀이 풀렸구나! 하고 엄마랑 마주앉아 웃었다. 얼굴 볼 수 있는 날이 1년에 얼마 되지 않으니 그런 것마저 죄송하고 감사하고 한켠이 아릿하다.

27. "내가 보고 싶다고 만나는 것도 미안한 거 있잖아"

28. "언어적 의미에서 내가 야부에게 가지고 있는 마음은 '애정'이 아니다. 우리는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봄이 왔는데도 마음이 춥기만 하다."

29.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30. 좋아하는데 그만큼 싫어하고, 싫은데 그래도 해나갈 수 있다는 게 뭔지 너무 궁금하다. 아버님, 딸이 이렇게 서울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매달 월세와 생활비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등록금은... 내게 장학금을 주시는 모든 분들께 사과드려야 할 거 같다.

31. "how dare you say that?"

32. 요즘 내가 이렇게 자꾸 우울한 건 학교에 있을 곳이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33. "It won't be easy, but some things are worth fighting for."

34. ""수단"과 "방법"이 실행되기 시작했다. 도로에 갑자기 뛰어든 토끼가 된 것 같다. ... 토끼라고 하면 왠지 자존심 상하니까 고라니 쯤이라고 해두자. 핸들을 잡은 손이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핸들도 브레이크도 자신의 소관이 아님을 깨닫는다.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경적을 울리며 돌진하는 것뿐이다. "비켜! 제발 좀 비켜!" "왜 하필 내 앞이야? 다들 잘만 달리는데 왜 나한테만 이런 새끼가 끼어드냐고!!" 비켜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안되는 내가 나도 미치겠다."

35. 100%를 다하는 건 항상 어렵고 부담이 된다. 난 늘 6-70℃의 미지근한 상태에서 산다고 생각하는데 100℃로 살아간다는 건 사실 상상이 가지 않고 누군가가 그 말을 할때마다 숨이 막히곤 했다. 이건 그냥 그게 나라서일까 아니면 게으름의 문제일까.

36. 지금 마지막 라면받침 가지러 갑니당.

37. 끝이 보일 수록 처음처럼.

38.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That's why we call it the present."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수록 예전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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