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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싶을 때가 없진 않아요.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주책맞게 아이를 낳고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도무지 자신이 없어요. 가족의 일상이 부럽고 그리울 때도 있어요. 일요일 저녁에 텔레비전 앞에 모여앉아 연속극을 보거나 함께 카트를 밀고 다니며 시장을 보는 그런 사소한 일상들 말예요. 그런데 그럴 만한 엄두가 나지 않아요. 뭔가 곧 무너져내릴 것처럼 항상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니까요."
"밤에 우주선을 타고 혼자 하늘에 떠 있다고 가정해봐.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겠지. 그런 거야. 지나친 기대를 할 것도 없고 또 지나치게 불안에 떨 필요도 없어. 그저 함께 밥해 먹고 카트 밀고 다니며 시장보고 또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함께 꿈꾸고 뭐 그런 거잖아. 그러다 애가 생기면 잘 보살펴 키우는 거고."
"그래도 한 번은 용기를 내서 일어서야 했어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딱 한 가지 배운 게 있어요. 물고기들은 자살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사람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목에 바늘을 삼키고 살더라도 절대 자살은 하지 않아요. 아버지도 그걸 알면서 자신한테 적용시키지 않았던 거예요."
"언젠가 영빈 씨는 호랑이를 잡게 될 거예요.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요. 하지만 죽이면 안 돼요. 그렇게 되면 죽인 사람의 영혼도 함께 사라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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