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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 내리는데, 우산은 챙겨 갔을까? 한참을 축 늘어져 아무것도 안 먹더니, 요즘은 잘 먹는거야? 살은 좀 찌고? 이젠 좀 웃는지 모르겠다.. 웃는 모습 본지도 오래되어버린 것 같은데.
난 잘 지내고 있어요, 아니 음 잘 지내는 건지 모르겠어. 괜찮아야만 하는데... 우는 소리 듣고 나니까 아무것도 못하겠더라... 하루종일 멍하니, 누웠다 일어났다.. 해야할 일이 아직도 많은데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서 진짜 눈 앞이 까마득하게 가려오는 게, 진짜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초등학생같이 주저앉아버렸어.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같이 있는 게 힘들면, 떨어져서는 괜찮아야 할텐데, 모두가 상처입고,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고.
나는 이렇게 웃고 떠들고, 그러다 미친척 공부하고, 풀어져서 인터넷이나 끄적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처럼 지내는데, 사소한 걸로 즐거워하고 친구랑 시험이야기 대학이야기...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는데.. 웃지도 않고, 그 모든 걸 다 잃은 표정으로 그저 죽지못해 사는 것처럼 그렇게 지내고 있을까봐 그게 겁이나. 나는 괜찮다는데도 걱정하고 풀죽어있지 말라고 말하는 그 한마디 한마디가, 오히려 자신은 그렇게 못 지내고 있으면서 나보고는 다 안다는 듯 힘내라는 것 같아서.. 잊고 지내다가도 그런 생각이 들면 또 나는 절망해버려.
창문 밖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을비가 내리는데, 같은 빗방울을 보고 있을까. 바닥만 보고 걷는 건 아니겠지? 한숨만 쉬고, 또 하루가 가는구나 하고 쓸쓸히 걸음을 옮기는 건 아니겠지? 힘들다고 말하지 않아도 뻔히 다 보이는데 괜히 억지로 웃지 말고.. 그래도 벗어났으면 진심으로 웃었으면 좋겠다. 그게 나를 보고 웃는 게 아니어도 좋아, 그 웃음소리 나는 다시 못 듣는다 해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좋아했던 거,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맨날 그렇게 넘어갔지만, 사실 있잖아. 하고 싶었던 것도, 가보고 싶었던 것도, 먹고 싶었던 것도, 이루고 싶었던 것도.
그걸 그만두게 한 것 속에 내가 들어가있다면... 하하.. 원래 뭐 나야 글러먹은 인간이긴 하지만.. 그런 생각에 나 자신이 얼마나 혐오스러운지.. 외로웠을텐데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난 얼마나 한심한지..
그냥 잘 모르겠다..누군가처럼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아, 화나지도 않고, 우스운 이야기도 아니야..
...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보고 싶어서 아무런 생각도 못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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