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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파란데 공기는 너무 차가워서, 문득 겨울옷을 꺼내입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 우와, 이거 가을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거죠? 저희는 교복이 한복이고, 또 하복과 춘추복의 치마가 같아서 살갗에 닿는 바람에 견딜 수 없어서 부르르 떨어요. 다음 주부터는 동복으로 갈아입을까...
뭔가 차갑게 굳어버려서 움츠렸던 것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끝내 펼치지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떨어져 나가는 날개를 위해 다시 한번 힘껏 날갯짓을 해봅니다.
아버지께, '여행 가고 싶어요.' 라고 말했더니, '그럼 토요일 일요일에 잠깐 갔다 와.' 하시더군요. 일주일쯤- 떠나버리고 싶다고 했더니, 웃어버리고 마셨습니다. 음… 역시 그 소원은 한 이년 몇 개월쯤 뒤로 미루어야 하는가. 아아, 그때면 일주일쯤이 아니라 영원히 떠나버리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때가 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쌓아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언제나 제 우상은 당신인데, 당신은 왜 그리도 힘이 없으신 건가요.
사랑하는 만큼 가까워질 수 없는 상대도 있구나, 하고 문득 깨달았습니다. 어려워요, 역시.
이년쯤만 책도 줄이고, 컴퓨터도 줄이고, 조금만 더 공부하라고 하시는 말씀에 작년과 똑같이 발끈하는 마음이 치솟았습니다. 그때보다 자라난 마음은 안정되었지만, 역시 싫어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도 끝내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는 법이니까. 그게 저한테는 책이고 사람이었을 뿐인데요. 일등급이든, 이등급이든, 혹은 삼등급이든. 사실 별 의미가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나이에 인생무상. 주변 사람들은 피식. 확실히, 모의고사에서의 올1등급이라거나, 내신 국수사과영 1등급은 받아보고 싶은 것이긴 하지만. 그걸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렇게 또 마음쓰지 않는 게 저입니다. 이걸 불태우지 않으면 살아갈 방법을 아직 익히지 못했으니까요.
박완서님의 그 따스한 문체가 정말 좋습니다. 단어 하나하나가, 그 마음 하나하나가 와 닿아서 아무렇지 않은 평상 글인데도 문득 울어버렸습니다. 진짜 글이라는 건 이런 거구나. 저도 모르게 품에 끌어안고서 한참을 그러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 묻어 들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버렸네요. 이미 칠십 할머니가 되셨는데도, 그 처녀 적의 마음만큼은 여전히 간직하고 계시고, 또 그 나이만큼의 경험과 마음을 쌓아가셨으니까… 그렇게, 사람을 울릴 수 있겠죠?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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