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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비워졌음 좋겠다 ...

은유니 2007. 8. 31. 22:56



분명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항상 100%를 다 쏟아내지 못한 채, 절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채 끝을 내버리고 말았다. 항상. 정리를 하면서, 쓸데 없는 쓰레기는 버리고, 그동안 모아둔, 자질구레한 물건들도 싹 쓸어 모으고, 버릴 수 없었던 것들을 한꺼번에 처리를 해버리고, 그렇게 끝을 내려고 했었는데. 어느새 다시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해서, 오히려 이젠 한번에 버릴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렸다. 그렇게 커지고 커져버려서, 방 하나를 거의 다 채워갈 무렵, '나'가 아닌 누군가의 타의에 의해 하나 둘 사라지고, 버려지기 시작해서 다시 나의 손짓 한번이면 다 없애버릴 수 있을 만큼 줄어들었다. 사라지고, 사라져버려서, 손 안에 겨우 잡아 쥘 수 있을 만큼 작아져버려서, 이젠 애닲아. 겨우 이정도 였는데 왜 그렇게 버리기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오히려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여러번 나누어서라도 버리려면 결국 버릴 수 있었던 것인데, 왜 애써 노력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던 것인가.

삶이 쌓이고 또 쌓여도, 과거의 시간을 통해 자라온 '나'의 겨운 사랑에 버릴 수 없었던 것들을, 타인의 손에 의해 사라지고, 또 사라져서 무無 의 상태가 되고 나니 오히려 애닲아서 웃음이 나왔다.

확실히, 혼자였다면 꽉 채울 수도 있었을텐데, 결국 절반에서 끝을 내고야 마는구나.



사실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즐겁게 머리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다 털어내어 버리고 싶습니다. 몇날 며칠을 구상하고, 또 구성을 짜면서 보냈으면서, 결국 그렇게 사라져 버리고 마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온 마음을 담아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어색함이나 다음 날에 대한 부담 따위는 없이, 버릴 수 없었던 것을, 버려야 했던 것들을 애써 버리지 못하고 간직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수많은 마음을 적어나가고 싶습니다.
책 읽는게 좋고, 글을 쓰는 것이 좋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고, 사진을 찍는 것이 좋고 .. 별을 보는 것도 좋고, 늦은 밤까지 잠 못 이루고 상상하던 나날들도 좋고, 친구와 같이 나른한 햇살 아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고, 이렇게 이렇게 다 같이 살아가는 그 자체가 좋아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요.
성적에 대한 걱정 없이, 대학에 대한 미련 없이, 안개 속을 헤집는 듯한 미래도 없이.


…그게 조금은, 어렵네요..
그냥 취미로만 남겨라.. 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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