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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항상 100%를 다 쏟아내지 못한 채, 절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채 끝을 내버리고 말았다. 항상. 정리를 하면서, 쓸데 없는 쓰레기는 버리고, 그동안 모아둔, 자질구레한 물건들도 싹 쓸어 모으고, 버릴 수 없었던 것들을 한꺼번에 처리를 해버리고, 그렇게 끝을 내려고 했었는데. 어느새 다시 하나 둘 쌓이기 시작해서, 오히려 이젠 한번에 버릴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렸다. 그렇게 커지고 커져버려서, 방 하나를 거의 다 채워갈 무렵, '나'가 아닌 누군가의 타의에 의해 하나 둘 사라지고, 버려지기 시작해서 다시 나의 손짓 한번이면 다 없애버릴 수 있을 만큼 줄어들었다. 사라지고, 사라져버려서, 손 안에 겨우 잡아 쥘 수 있을 만큼 작아져버려서, 이젠 애닲아. 겨우 이정도 였는데 왜 그렇게 버리기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오히려 웃음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여러번 나누어서라도 버리려면 결국 버릴 수 있었던 것인데, 왜 애써 노력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던 것인가.
삶이 쌓이고 또 쌓여도, 과거의 시간을 통해 자라온 '나'의 겨운 사랑에 버릴 수 없었던 것들을, 타인의 손에 의해 사라지고, 또 사라져서 무無 의 상태가 되고 나니 오히려 애닲아서 웃음이 나왔다.
확실히, 혼자였다면 꽉 채울 수도 있었을텐데, 결국 절반에서 끝을 내고야 마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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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즐겁게 머리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다 털어내어 버리고 싶습니다. 몇날 며칠을 구상하고, 또 구성을 짜면서 보냈으면서, 결국 그렇게 사라져 버리고 마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온 마음을 담아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어색함이나 다음 날에 대한 부담 따위는 없이, 버릴 수 없었던 것을, 버려야 했던 것들을 애써 버리지 못하고 간직할 수 밖에 없었던 그 수많은 마음을 적어나가고 싶습니다.
책 읽는게 좋고, 글을 쓰는 것이 좋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좋고, 사진을 찍는 것이 좋고 .. 별을 보는 것도 좋고, 늦은 밤까지 잠 못 이루고 상상하던 나날들도 좋고, 친구와 같이 나른한 햇살 아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고, 이렇게 이렇게 다 같이 살아가는 그 자체가 좋아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요.
성적에 대한 걱정 없이, 대학에 대한 미련 없이, 안개 속을 헤집는 듯한 미래도 없이.
…그게 조금은, 어렵네요..
그냥 취미로만 남겨라.. 인걸까.
그냥 취미로만 남겨라.. 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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