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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은유니 2007. 8. 8. 17:35







저 혼자만 과거의 시간에 얽매여서, 그 어느것에도 익숙해지지 못하고 혼자 이방인이 된 느낌에 휩싸여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 어느 것 하나 달라진 점은 없는데도―. 시간속에서 그 무엇도 간직하지 못한 채 그냥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생각하고 느끼고 울었다.
그 이전의 시간들이 그리워 저도 모르게 웃고, 또 울며 전하지 못할 이야기만을 늘어놓고 있었다. 언젠가 생각한 적이 있었어. 어른이 되기 싫다는, 어린애다운 투정에. 지금 현재의 생각을, 감정을, 그 모든 마음을 잃고서 어른이 되어간다는게 싫다는 어린애다운 발상. 이제 와서야 깨닫는다. 어른이 되기 싫었던 게 아니라, 현재가 지나간다는 그 사실 자체가 싫었던 것, 이라고. 그 모든 것을 간직한 나의 오늘이 어제가 되고, 어제는 과거가 되고, 과거는 추억이 되어, 한낱 종이 한조각 정도로 변해버린 그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 라고. 그것을, 앓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곳으로 되돌아갈 여유도, 하늘을 올려다 볼 자신감도, 나를 들여다볼 외로움도. 앓고 있었던 것이겠지. 알고 있었기에, 앓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겠지. 돌아보고, 돌아보고, 돌아봐도 결국은 시야에서 사라지는 그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울며 부르짖으며 매달려도 안되기에, 앓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겠지. 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세상에 태어났을 때의 기억을 잊어버리지 않은 사람은 없다. 바로 어제의 사건도 잊고 지내는 사람 역시 많다. 그런데 왜, 왜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 것일까. 망각이란 선물에 눈물겨워 하면서도 역시 망각의 산물에 눈물을 흘리려 하는 것일까.

역시, 알수 없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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