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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희망에게 안녕하는 날」
오늘따라 제임스는 유난히도 장난이 심했다. 평소에도 늘 스니벨리에게 마법을 쏘아붙이며 놀기는 했었지만 왠지 오늘은 스니벨리가 눈에 잠깐 스쳐 지나가기만 하면 장난을 걸었다. 그리고 나와 리무스, 그리고 피터와 함께 있을 땐 왠지 모르게 조용했다.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하지만 제임스에게 문제가 있을 일이 없을 텐데... 오늘은 리무스의 보름날도 아니었고 - 물론 그렇다고 우울할 이유도 없지만 - 교수님들에게 지적당한 적도 한번도 없었다. - 정말 신기하게도 - 다만......... 다만 오늘이 호그와트에 있는 마지막 날이라는 점만 다를 뿐..
리무스도 제임스의 변화를 눈치 챈 것 같았다. 물론 눈치 없는 피터는 그저 제임스의 장난을 보고 열심히 웃고 박수를 쳤지만.. 왠지 모를 두려움이 스친다.... 이건 아냐.... 이건 아니라고 제임스.. 하지만.... 하지만 그에게 말을 거는 게 왠지 머뭇거려진다. 나도, 나도 이렇게 그를 따라 장난을 걸고 싶고, 우울해지는 것 같으니까...
결국 제임스는 우리들에게 온종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여자애들한테 장난이나 걸고, 스니벨리에게 모욕이나 주려고 하고, 수업시간에는 오히려 집중해서 들으려 하면서 이야기를 걸지도 않았고, 퀴디치 연습할 때도 더욱 열심히 하였다. 마치.....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런 제임스를 리무스와 나는 그저 묵묵히 지켜만 보았다. 한번이라도 그에게 말을 걸면 마치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어린아이처럼만 보였달까.. 다른 아이들은 그가 한층 더 짓궂은 장난을 걸자 화를 냈지만 우리에겐 오히려 억지로 울음을 참고 있는 아이로 보였으니까...
우리는 떠들어대는 피터를 기숙사에 떼어두고는 마치 약속한 것처럼 성밖으로 나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로 향했다. 눈을 돌려 하늘을 보니 달은 살며시 구름 속으로 몸을 숨겨 있었고, 그를 대신하듯 수많은 별들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마법 같았다... 나도 마법사고, 제임스도 리무스도 모두 마법사이지만... 모두가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로 키워졌지만... 이 자연이란 것 자체가 너무도 마법 같다... 손대면 안 될 것 같은 마법..
"시리우스, 리무스..."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우리의 의식 속으로 들어왔다. 드디어.... 드디어 제임스가 우리에게 처음 말을 건 것이었다. 나와 리무스는 쓸쓸하고 외로운 그의 눈동자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할말이 있으면 해봐..... 뭐든 받아줄게.... 무슨 푸념이라도... 무슨 걱정거리라도... 무슨.... 무슨 일이든지 우리가 들어줄게.... 응? 제임스, 너에게 그런 조용함은 어울리지 않는 단 말이야...
"너희들 저 별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뭔지 알아?"
문득 제임스가 우리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는 그만 피식 하고 웃고 말았다. 별이 제임스에게 주는 의미라...
"글쎄.... 니가 말해줬어야 알지."
제임스는 그런 나를 보고 와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나는 긴장이 풀리고 안심이 되었다는 걸 시인해야겠다. 그건 진짜 웃음이었으니까- 거짓으로 웃으며 감추는 게 아닌 진짜 웃음이었으니까-
"그건 말야.......... 난 저 별에다가 내 희망을 담아뒀어. 매일같이 투명망토를 쓰고 새벽마다 나와서 내 희망을 전해줬어. 매일 마다 다른 희망이었지만 언제나 설레고 기뻤어. 새벽에, 별들이 떠나가기 바로 전에 전해주는 내 희망... 그리고 난 매일같이 그 희망에게 인사를 하며 웃어주는 거야. 하지만..... 하지만 이제 내일이면 그렇게 못하잖아.. 매일 늘 같은 장소에서 내 희망에게 인사하며 웃어주는 것도, 매일 다른 내 희망을 별에게 전해주는 것도, 이제 내일이면 끝이나버리는 거잖아. 오늘이 마지막이 되잖아... 이제 정말 내 희망에게 '안녕'하고 인사해야 되잖아."
제임스는 정말 순수하고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말했다. 이제 정말 다 커버린 녀석.... 이제 정말 내일이면 학교를 떠나 학생이란 직업을 버릴 녀석... 그리고... 그리고 이제 정말 어른이 되는 거야.. 그래서....... 이렇게 학생이란 직업을 버린다는 게 슬펐던 거니... 그래서.... 그래서 그렇게 오늘따라 힘들어했던 거니... 하지만 내일도 그렇게 너의 희망에게 인사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인사하며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알 텐데.... 하지만 제임스의 표정에는 진심어린 슬픔과 쓸쓸함이 스쳤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제임스는 늘 엉뚱해서... 그렇게 나를 당황하게 한단 말이야...
리무스는 제임스에게 씨익 웃어보였다. 그리고 나라면 못했을... 리무스이기에 가능했을 말들을 했다.
"제임스, 그 희망에게 벌써 작별을 고해 버린 거야? 저렇게 너를 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너의 희망들에게 안녕해 버린 거야? 희망은 네 얼굴 한번이라도 보지 못하면 죽어 버릴 텐데? 매일같이 별들에게 전해줬던 너의 희망들이 무척이나 슬퍼 할 텐데? 그렇게 심각해질 필요는 없잖아. 우리는.... 우리는 그저 학생이라는 틀을 벗어나는 것일 뿐이야. 호그와트는 여전히 이 자리에 그대로 있을 테고, 그리고 교수님들도, 많은 우리 후배들도 이곳에 늘 남아있을 거야. 우리도 늘 네 곁에서 웃으며 장난치고 있을 테고. 그리고... 그리고 너를 보며 진심으로 따뜻하게 웃어줄 릴리도 늘 네 곁에 있을 거잖아. 단지... 단지 학생이란 틀만 벗어나는 거야.. 그리고 다른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일 뿐이라고.. 제임스, 우리는 내일이면 학생이 아니게 되어버리지만, 우리가 호그와트의 학생이었고, 그린핀도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우리가 친구라는 것도, 네가 릴리를 좋아한다는 것도- 전혀 변함이 없을 거야. 다음에 호그와트에 올 때면 그땐 학생이 아니겠지만...."
제임스는 리무스의 말이 끝난 지 오래 지나도록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희망을 전해주었다는 그 별들만 바라보았다. 나도 그만 그를 따라 하늘의 별들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 셋은 제임스의 희망이 담긴 별들과 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나도 알아, 리무스. 내가 오늘 이상했다는 것도 알고..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걸... 내가 별들에게 전해줄 수 있었던 그 희망들은... 내가 호그와트의 학생이었을 적의 희망들로 변해버리는 걸.. 내 희망들은 이젠... 이젠 내것이 되지 못하는 걸. 내 희망들은..... 내 희망들은 이제 내가 바라보는 것이 아니야. 내 희망들이 나를 바라볼 거야... 그래서 싫어.. 학생이었을 적의 내 희망들은 나의 작은 꿈이고 작은 소망이었지만, 내일의 내 희망들은 나의 꿈과 소망을 안고서 그것을 이루려 노력하는 나를 바라보는 그런 희망이 되어버리잖아..."
제임스는 그렇게 우리들에게 말했다. 그것이.... 그것이 그렇게 두려웠던 거구나... 희망하는 것은... 꿈과 소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행복하지만.. 이젠 어른이니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러기에 이루지 못하면 그 허무함과 절망감, 그리고 그때의 아픔이 두려운 거구나.. 하지만... 하지만 이제 겨우 우린 첫발을 들여놓을 준비 중 이라구.
"제임스, 우리는 아직 학생이야. 물론 내일이면 이제 진짜 어른으로서 세상을 살아야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아직까지는 호그와트의 학생이고, 그린핀도르 7학년이야. 안그래? 이제 우리는 내일을 기다리며 출발선에 앉아있을 뿐이라구. 오늘까지 만이라도 전해줘야지. 너의 희망을.. 그리고 너의 희망에게 웃어줘야 하잖아. 우리는 너 때문에 얼마나 무서웠는줄 알아? 나는 또 네가 우리에게 화가 나있어서 다른 애들에게 화풀이 하는 줄 알았단 말야. 쳇..."
나는 제임스에게 유쾌하게 장난어린 말투로 말했다. 늘 그러던 것처럼... 그렇게..
"뭐...? 내가 너희들에게 화가 나 있는 줄 알았다고...? 푸하하- 시리우스, 너 어쩜..... 네가 아무리 인기가 좋아도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가 바로 그거야. 나보다 장난이 심하다구. 난 그래도 릴리가 있잖아"
제임스가 나의 말에 나못지 않은 장난으로 대답했다. 어쩌면.... 어쩌면 제임스가 오늘따라 유난히 장난을 많이 쳤던 건 마지막이기에- 마지막이기에 한번만이라도 더하자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수업시간에 그렇게 열중했던 것도 마지막이기에- 교수님들의 수업모습을 기억하기 위한 마음 때문이었을 거다. 퀴디치에 그렇게 열심히 신경 썼던 것도 그렇게.... 학생으로서의 마지막을 기억하기 위해서였을 거다. 제임스는... 제임스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거야.. 그저 마지막 희망을 향해 웃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거야. 그리고...... 그렇게 출발선에 서고 싶었던 거겠지...
이제 우리는 내일이면 학생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몇 시간 뒤면 학생이 아닌 어른으로서의 우리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친구이고, 우리는 여전히 호그와트의 학생이었고, 여전히 함께 일거고, 여전히 그렇게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을 거다. 서로를 믿으면서...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면서 그렇게.... 그렇게 함께 일거다.
―04.10.30 날 지은 소설.
누군가가 말했었다.
우리도 나중에 사회인이 되려 할때 ..
지금 이 시간 느꼈던 감정들 기억들 고스란히 간직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어.
라고... 나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지금의 이 감정들, 기억들, 생각들, 이 한순간의 모든 마음을 ..
희망을, 꿈을 .. 모두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응, 나는 그랬으면 좋겠어.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 잊을 수 없는걸.
잊고싶지 않아. 나도 언젠가… 어른이 되어버린 다고 생각해버리는 건..
슬프잖아, 그런 건.. 지금처럼 단지 꿈꾸기만 할 수 없잖아 ..
꿈만 꿀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잊어버릴지도, 잃어버릴지도 모르잖아.
노력하고 싶어요, 잊지 않도록.. 잃어버리는 일 없도록..
언제까지나 함께해줄 거라는 건 아이같은 바람일 지는 모르지만 ..
그 바램, 버릴 수 없잖아요..
―함께해주세요, 라고..
오늘따라 제임스는 유난히도 장난이 심했다. 평소에도 늘 스니벨리에게 마법을 쏘아붙이며 놀기는 했었지만 왠지 오늘은 스니벨리가 눈에 잠깐 스쳐 지나가기만 하면 장난을 걸었다. 그리고 나와 리무스, 그리고 피터와 함께 있을 땐 왠지 모르게 조용했다.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하지만 제임스에게 문제가 있을 일이 없을 텐데... 오늘은 리무스의 보름날도 아니었고 - 물론 그렇다고 우울할 이유도 없지만 - 교수님들에게 지적당한 적도 한번도 없었다. - 정말 신기하게도 - 다만......... 다만 오늘이 호그와트에 있는 마지막 날이라는 점만 다를 뿐..
리무스도 제임스의 변화를 눈치 챈 것 같았다. 물론 눈치 없는 피터는 그저 제임스의 장난을 보고 열심히 웃고 박수를 쳤지만.. 왠지 모를 두려움이 스친다.... 이건 아냐.... 이건 아니라고 제임스.. 하지만.... 하지만 그에게 말을 거는 게 왠지 머뭇거려진다. 나도, 나도 이렇게 그를 따라 장난을 걸고 싶고, 우울해지는 것 같으니까...
결국 제임스는 우리들에게 온종일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여자애들한테 장난이나 걸고, 스니벨리에게 모욕이나 주려고 하고, 수업시간에는 오히려 집중해서 들으려 하면서 이야기를 걸지도 않았고, 퀴디치 연습할 때도 더욱 열심히 하였다. 마치.....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런 제임스를 리무스와 나는 그저 묵묵히 지켜만 보았다. 한번이라도 그에게 말을 걸면 마치 울음을 터뜨릴 듯한 어린아이처럼만 보였달까.. 다른 아이들은 그가 한층 더 짓궂은 장난을 걸자 화를 냈지만 우리에겐 오히려 억지로 울음을 참고 있는 아이로 보였으니까...
우리는 떠들어대는 피터를 기숙사에 떼어두고는 마치 약속한 것처럼 성밖으로 나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로 향했다. 눈을 돌려 하늘을 보니 달은 살며시 구름 속으로 몸을 숨겨 있었고, 그를 대신하듯 수많은 별들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마법 같았다... 나도 마법사고, 제임스도 리무스도 모두 마법사이지만... 모두가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로 키워졌지만... 이 자연이란 것 자체가 너무도 마법 같다... 손대면 안 될 것 같은 마법..
"시리우스, 리무스..."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우리의 의식 속으로 들어왔다. 드디어.... 드디어 제임스가 우리에게 처음 말을 건 것이었다. 나와 리무스는 쓸쓸하고 외로운 그의 눈동자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할말이 있으면 해봐..... 뭐든 받아줄게.... 무슨 푸념이라도... 무슨 걱정거리라도... 무슨.... 무슨 일이든지 우리가 들어줄게.... 응? 제임스, 너에게 그런 조용함은 어울리지 않는 단 말이야...
"너희들 저 별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뭔지 알아?"
문득 제임스가 우리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는 그만 피식 하고 웃고 말았다. 별이 제임스에게 주는 의미라...
"글쎄.... 니가 말해줬어야 알지."
제임스는 그런 나를 보고 와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나는 긴장이 풀리고 안심이 되었다는 걸 시인해야겠다. 그건 진짜 웃음이었으니까- 거짓으로 웃으며 감추는 게 아닌 진짜 웃음이었으니까-
"그건 말야.......... 난 저 별에다가 내 희망을 담아뒀어. 매일같이 투명망토를 쓰고 새벽마다 나와서 내 희망을 전해줬어. 매일 마다 다른 희망이었지만 언제나 설레고 기뻤어. 새벽에, 별들이 떠나가기 바로 전에 전해주는 내 희망... 그리고 난 매일같이 그 희망에게 인사를 하며 웃어주는 거야. 하지만..... 하지만 이제 내일이면 그렇게 못하잖아.. 매일 늘 같은 장소에서 내 희망에게 인사하며 웃어주는 것도, 매일 다른 내 희망을 별에게 전해주는 것도, 이제 내일이면 끝이나버리는 거잖아. 오늘이 마지막이 되잖아... 이제 정말 내 희망에게 '안녕'하고 인사해야 되잖아."
제임스는 정말 순수하고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말했다. 이제 정말 다 커버린 녀석.... 이제 정말 내일이면 학교를 떠나 학생이란 직업을 버릴 녀석... 그리고... 그리고 이제 정말 어른이 되는 거야.. 그래서....... 이렇게 학생이란 직업을 버린다는 게 슬펐던 거니... 그래서.... 그래서 그렇게 오늘따라 힘들어했던 거니... 하지만 내일도 그렇게 너의 희망에게 인사할 수 있을 텐데... 그렇게 인사하며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알 텐데.... 하지만 제임스의 표정에는 진심어린 슬픔과 쓸쓸함이 스쳤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제임스는 늘 엉뚱해서... 그렇게 나를 당황하게 한단 말이야...
리무스는 제임스에게 씨익 웃어보였다. 그리고 나라면 못했을... 리무스이기에 가능했을 말들을 했다.
"제임스, 그 희망에게 벌써 작별을 고해 버린 거야? 저렇게 너를 보면서 환하게 웃고 있는 너의 희망들에게 안녕해 버린 거야? 희망은 네 얼굴 한번이라도 보지 못하면 죽어 버릴 텐데? 매일같이 별들에게 전해줬던 너의 희망들이 무척이나 슬퍼 할 텐데? 그렇게 심각해질 필요는 없잖아. 우리는.... 우리는 그저 학생이라는 틀을 벗어나는 것일 뿐이야. 호그와트는 여전히 이 자리에 그대로 있을 테고, 그리고 교수님들도, 많은 우리 후배들도 이곳에 늘 남아있을 거야. 우리도 늘 네 곁에서 웃으며 장난치고 있을 테고. 그리고... 그리고 너를 보며 진심으로 따뜻하게 웃어줄 릴리도 늘 네 곁에 있을 거잖아. 단지... 단지 학생이란 틀만 벗어나는 거야.. 그리고 다른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일 뿐이라고.. 제임스, 우리는 내일이면 학생이 아니게 되어버리지만, 우리가 호그와트의 학생이었고, 그린핀도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우리가 친구라는 것도, 네가 릴리를 좋아한다는 것도- 전혀 변함이 없을 거야. 다음에 호그와트에 올 때면 그땐 학생이 아니겠지만...."
제임스는 리무스의 말이 끝난 지 오래 지나도록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희망을 전해주었다는 그 별들만 바라보았다. 나도 그만 그를 따라 하늘의 별들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 셋은 제임스의 희망이 담긴 별들과 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나도 알아, 리무스. 내가 오늘 이상했다는 것도 알고..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걸... 내가 별들에게 전해줄 수 있었던 그 희망들은... 내가 호그와트의 학생이었을 적의 희망들로 변해버리는 걸.. 내 희망들은 이젠... 이젠 내것이 되지 못하는 걸. 내 희망들은..... 내 희망들은 이제 내가 바라보는 것이 아니야. 내 희망들이 나를 바라볼 거야... 그래서 싫어.. 학생이었을 적의 내 희망들은 나의 작은 꿈이고 작은 소망이었지만, 내일의 내 희망들은 나의 꿈과 소망을 안고서 그것을 이루려 노력하는 나를 바라보는 그런 희망이 되어버리잖아..."
제임스는 그렇게 우리들에게 말했다. 그것이.... 그것이 그렇게 두려웠던 거구나... 희망하는 것은... 꿈과 소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행복하지만.. 이젠 어른이니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러기에 이루지 못하면 그 허무함과 절망감, 그리고 그때의 아픔이 두려운 거구나.. 하지만... 하지만 이제 겨우 우린 첫발을 들여놓을 준비 중 이라구.
"제임스, 우리는 아직 학생이야. 물론 내일이면 이제 진짜 어른으로서 세상을 살아야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아직까지는 호그와트의 학생이고, 그린핀도르 7학년이야. 안그래? 이제 우리는 내일을 기다리며 출발선에 앉아있을 뿐이라구. 오늘까지 만이라도 전해줘야지. 너의 희망을.. 그리고 너의 희망에게 웃어줘야 하잖아. 우리는 너 때문에 얼마나 무서웠는줄 알아? 나는 또 네가 우리에게 화가 나있어서 다른 애들에게 화풀이 하는 줄 알았단 말야. 쳇..."
나는 제임스에게 유쾌하게 장난어린 말투로 말했다. 늘 그러던 것처럼... 그렇게..
"뭐...? 내가 너희들에게 화가 나 있는 줄 알았다고...? 푸하하- 시리우스, 너 어쩜..... 네가 아무리 인기가 좋아도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가 바로 그거야. 나보다 장난이 심하다구. 난 그래도 릴리가 있잖아"
제임스가 나의 말에 나못지 않은 장난으로 대답했다. 어쩌면.... 어쩌면 제임스가 오늘따라 유난히 장난을 많이 쳤던 건 마지막이기에- 마지막이기에 한번만이라도 더하자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수업시간에 그렇게 열중했던 것도 마지막이기에- 교수님들의 수업모습을 기억하기 위한 마음 때문이었을 거다. 퀴디치에 그렇게 열심히 신경 썼던 것도 그렇게.... 학생으로서의 마지막을 기억하기 위해서였을 거다. 제임스는... 제임스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거야.. 그저 마지막 희망을 향해 웃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거야. 그리고...... 그렇게 출발선에 서고 싶었던 거겠지...
이제 우리는 내일이면 학생이 아니다. 이제 우리는 몇 시간 뒤면 학생이 아닌 어른으로서의 우리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친구이고, 우리는 여전히 호그와트의 학생이었고, 여전히 함께 일거고, 여전히 그렇게 웃으며 장난을 치고 있을 거다. 서로를 믿으면서...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면서 그렇게.... 그렇게 함께 일거다.
―04.10.30 날 지은 소설.
누군가가 말했었다.
우리도 나중에 사회인이 되려 할때 ..
지금 이 시간 느꼈던 감정들 기억들 고스란히 간직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어.
라고... 나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지금의 이 감정들, 기억들, 생각들, 이 한순간의 모든 마음을 ..
희망을, 꿈을 .. 모두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응, 나는 그랬으면 좋겠어.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 잊을 수 없는걸.
잊고싶지 않아. 나도 언젠가… 어른이 되어버린 다고 생각해버리는 건..
슬프잖아, 그런 건.. 지금처럼 단지 꿈꾸기만 할 수 없잖아 ..
꿈만 꿀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잊어버릴지도, 잃어버릴지도 모르잖아.
노력하고 싶어요, 잊지 않도록.. 잃어버리는 일 없도록..
언제까지나 함께해줄 거라는 건 아이같은 바람일 지는 모르지만 ..
그 바램, 버릴 수 없잖아요..
―함께해주세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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