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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내기
               050918

나와 세상사이에 연결된 그 모든 것을,
세상에 존재하게 됨에 따라 이어지게 된 그 모든 것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 속 깊숙히 파고들어 버린 그 것들을,
'나'란 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때로 되돌리기.

제일먼저 '나'라는 것을, 손미혜, 혹은 은유니란 것을 끊어내고,
가족을 끊어내고, 친구를 끊어내고, 누군가의 아는 사람이란 것을 끊어내고,
학교를, 이곳 진주를, 대한민국을, 세계를 모두다 끊어내어 버리고,
내게 연결된 그 수많은 끈들을 잘라 낸 다음에,
기억속에 존재하는 추억들과, 기억하는 수많은 장소들과
떠오르는 얼굴들, '나'속에 존재하는 그 많은 감정들을 망각하고,

떠나버리자.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그 어느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그곳이 나이고, 그곳이 전부인 세계로.. 떠나버리자.

세상과 연결된 그 모든 것을 끊어내어 버리고,
세상속에 존재했던 나의 모든 것을 망각하여 버리고,
그렇게.. 세상속에서 잊혀져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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