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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간고사가 끝난 뒤, 체육대회를 거쳐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두고보자 문학, 영어. 내가 기말고사 때는 기필코 너희들을 붙잡고 말테다. 그걸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성적은 잘 나왔습니다. 등수는 중요한 게 아니라곤 하지만 그래도 장학금이 걸려있으니까 두근두근 거리면서 기다리게 되어버리고u//u. 노력한만큼 수학 점수가 잘나와 기쁘구요, 생각보다 국생이 잘나와 또 기쁘고, 어쨌든 열심히 한 사탐은 괜찮았습니다. 다만 이과랑 같이 성적을 내는 문학이랑 영어, 그것도 둘다 5단위인데 망쳐버려서 이것참.. 아하하. 곧 성적표가 도착할테죠.
2. 1년간 애지중지 잘 지내던 mp3 player를 고장내고 말았습니다. 이어폰을 꽂은 채 옮기다가 미끌어져서 허겁지겁 잡는다는 게 이어폰 줄을 잡아버렸고, 보통 때는 멀쩡하던 이어폰 줄이 본체와 분리되면서 우당탕. Clix의 부실함을 절절하게 깨닫고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이미 구입한지 1년이 넘어 있더군요. 뭐, 본인의 과실이니까 어차피 무상수리는 바라지 못하는 것이었지만. 하아. 그나저나 수리비는 얼마나 드려나요.
3. 무언가 탁, 터져벼렸으면 좋겠는데 응어리져서 터지지 않으니까 더 답답하고 멍하니 시간만 보내게 됩니다. 비도 오락가락 하고, 수업에도 다른 어느것에도 도저히 집중을 못하고 있어요. 그나마 손 놓지 않고 있는 건 책읽기이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푹 빠지지 못하고 있달까.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바라서는 안되는 걸 바라고 있고, 포기해서는 안되는 그 무언가가 내 안에서 빠져나가는 게 느껴집니다. 세상을 가르고 미친듯이 달려버리고 싶지만 공허한 마음을 채우지 못해서 멍하니 하얀 천장만을 바라보며 헛되이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 분들을 보면, 분명 나 역시도 최선을 대해야 함을 자각하게 되지만, 되려 움츠러들고 맥이 빠져버리는 건 왜 일까요.
책상 위에서 「Carpe Diem 삶을 즐겨라,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불광불급 미쳐야 미친다, 월화수목금금금,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삶이 끝났다고 포기하지 말자」라는 글귀들은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는데 멀어버린 듯이 귓속에서는 웅웅거리는 무언가 비어버린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나는 어디까지 달려나갈 수 있는 것일까.
다시금 일어서야 할 시기인데도 복잡해진 마음이 다스려지질 않습니다. 나에게 진실해지자. 몇번이고 되새기는.
4. '생일 파티'라는 사소한 행사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게 문득 신기하게 느껴져 버렸습니다. 나의 순수함이 언제 끝나버렸는 지를 새삼 깨달은 것만 같이.
:
오늘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것. 그래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확실한 오늘을 무시한 채 지나간 어제나 불확실한 내일을 그리워하는 것이 우리 나약한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어린이들은 빨리 간섭받지 않는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 중고등학생들은 하루 빨리 시험 지옥에서 벗어나 대학생이 되었으면, 대학생들은 빨리 졸업을 하고 취직을 했으면, 한창 바쁘게 일할 때는 빨리 정년퇴직을 해 한가롭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항상 한발짝 앞을 갈망한다. 오늘을 즐기지 못하고 내일만 생각하며 사는 거다.
반대로 어제만을 부러워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다. 40대는 30대에게, 30대는 20대에게 말한다. 참 좋은 나이라고. 그러고는 반드시 나이 타령이 이어진다. 내가 5년만 젊었어도 어쩌구 저쩌구.
이 모두가 오늘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핑계이자 자기 기만이다. 마치 무슨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기회가 없는 것이,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순전히 나이 때문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이 나이란 어떤 나이인가. 어제 우리가 그렇게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던 날이며, 내일 우리가 그렇게 되돌아가고 싶은 날이 아닌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지금 한창 제철인 사과와 배를 맛있게 먹고 있는가? 아니면 철 지난 딸긴 아직 나오지도 않은 곶감을 먹고 싶어하며 애를 태우고 있는가? 우리가 가진 것은 오늘뿐이다. 지금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을 고마워하자.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누리고 즐기자.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2. 1년간 애지중지 잘 지내던 mp3 player를 고장내고 말았습니다. 이어폰을 꽂은 채 옮기다가 미끌어져서 허겁지겁 잡는다는 게 이어폰 줄을 잡아버렸고, 보통 때는 멀쩡하던 이어폰 줄이 본체와 분리되면서 우당탕. Clix의 부실함을 절절하게 깨닫고서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이미 구입한지 1년이 넘어 있더군요. 뭐, 본인의 과실이니까 어차피 무상수리는 바라지 못하는 것이었지만. 하아. 그나저나 수리비는 얼마나 드려나요.
3. 무언가 탁, 터져벼렸으면 좋겠는데 응어리져서 터지지 않으니까 더 답답하고 멍하니 시간만 보내게 됩니다. 비도 오락가락 하고, 수업에도 다른 어느것에도 도저히 집중을 못하고 있어요. 그나마 손 놓지 않고 있는 건 책읽기이지만 그마저도 제대로 푹 빠지지 못하고 있달까.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바라서는 안되는 걸 바라고 있고, 포기해서는 안되는 그 무언가가 내 안에서 빠져나가는 게 느껴집니다. 세상을 가르고 미친듯이 달려버리고 싶지만 공허한 마음을 채우지 못해서 멍하니 하얀 천장만을 바라보며 헛되이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 분들을 보면, 분명 나 역시도 최선을 대해야 함을 자각하게 되지만, 되려 움츠러들고 맥이 빠져버리는 건 왜 일까요.
책상 위에서 「Carpe Diem 삶을 즐겨라,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불광불급 미쳐야 미친다, 월화수목금금금,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삶이 끝났다고 포기하지 말자」라는 글귀들은 나를 향해 소리치고 있는데 멀어버린 듯이 귓속에서는 웅웅거리는 무언가 비어버린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나는 어디까지 달려나갈 수 있는 것일까.
다시금 일어서야 할 시기인데도 복잡해진 마음이 다스려지질 않습니다. 나에게 진실해지자. 몇번이고 되새기는.
4. '생일 파티'라는 사소한 행사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게 문득 신기하게 느껴져 버렸습니다. 나의 순수함이 언제 끝나버렸는 지를 새삼 깨달은 것만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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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것. 그래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확실한 오늘을 무시한 채 지나간 어제나 불확실한 내일을 그리워하는 것이 우리 나약한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어린이들은 빨리 간섭받지 않는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 중고등학생들은 하루 빨리 시험 지옥에서 벗어나 대학생이 되었으면, 대학생들은 빨리 졸업을 하고 취직을 했으면, 한창 바쁘게 일할 때는 빨리 정년퇴직을 해 한가롭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항상 한발짝 앞을 갈망한다. 오늘을 즐기지 못하고 내일만 생각하며 사는 거다.
반대로 어제만을 부러워하면서 사는 사람도 많다. 40대는 30대에게, 30대는 20대에게 말한다. 참 좋은 나이라고. 그러고는 반드시 나이 타령이 이어진다. 내가 5년만 젊었어도 어쩌구 저쩌구.
이 모두가 오늘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핑계이자 자기 기만이다. 마치 무슨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것이, 기회가 없는 것이,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순전히 나이 때문인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이 나이란 어떤 나이인가. 어제 우리가 그렇게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던 날이며, 내일 우리가 그렇게 되돌아가고 싶은 날이 아닌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지금 한창 제철인 사과와 배를 맛있게 먹고 있는가? 아니면 철 지난 딸긴 아직 나오지도 않은 곶감을 먹고 싶어하며 애를 태우고 있는가? 우리가 가진 것은 오늘뿐이다. 지금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을 고마워하자.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누리고 즐기자.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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