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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From.To.

2013년 1월 14일

은유니 2013. 1. 24. 06:05
오늘 행복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오늘의 고통을 참고 견뎌야 내일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그러지 말고, 오늘 행복하라고. 우리 딸내미에게 많이 해준 말이기도 하고. 그런 생각으로 살면,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한 고통을 많이 같이 느낄 수 있고, 고통뿐만 아니라 타자의 기쁨도 같이 느낄 수 있는 거고. 보통 사람들은 자기 고통은 극대화시키고 타자의 기쁨은 자기 기쁨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질투하잖아. 그렇지만 같이 느끼면 그런 게 없어지고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려면 오늘 행복하라고. 늘, 오늘 행복하라고. 어제의 불행한 것도 따지지 말고, 내일 행복하기 위해서 오늘 무언가를 참거나 인내하고, 마음에 담아두지도 말고.

그거 알아요? 기쁨, 슬픔, 이런 단어들은 서로 상대적인 단어들이 다 있어요. 그런데 행복의 상대어는 뭐가 있죠? 불행이에요. 그건, 정확히 말해서 ‘행복하지 않은’ 거일뿐이죠. 기쁨이라는 감정이 분명히 있고, 슬픔이라는 감정이 분명히 있고, 기쁘지 않은 게 슬픈 것도 아니고, 슬프지 않은 게 기쁜 것도 아니죠. 그런데 행복하지 않다와 불행하지 않다는 건 왜 서로 상대어로 있을까요. 행복은, 감정상태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요. 행복은 어떤 감정상태가 아니라. 기쁘거나 슬프거나 하는 복잡한 감정 상태들은 되게 일시적이죠. 아무리 기뻐도 한 시간씩 웃지 않고, 아무리 슬퍼도 몇 시간씩 울진 않죠. 불행도 그런 비슷한 게 아닐까 싶어요. 보통은 대체로 행복한데, 불행이라는 행복에서 벗어난 일시적인 상태가 있는 거고, 그래서 별도의 말이 필요한 게 아니었지 않을까요. 이건 딸내미에게 편지 쓰려고 생각해낸 건데. 도대체 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조금이라도 감동과 조금이라도 위로를 할 수 있을까 하면서.

내일을 위해서 오늘을 참고 견디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 해서 내일이 가면,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성취 때문에 그걸 참는 건데, 그렇게 성취하고 나면 내일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또 생기지 않을까. 그럼 내일 또 불행할 거야. 언제 행복해질 거야 그럼. 그러니까 오늘 행복하라고. 그런 고통을 나 아닌 존재들하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데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곳에서 찾으면, 내 열망이 무한대로 커지거나 이러지 않을 거예요. 적절히 조절이 되면 그거에 따른 성취도 굉장히 큰 기쁨으로 올 수도 있고. 그 성취를 남에게 돌리면 또 ‘남에게 주겠다’는 열망이 생길 수도 있잖아. 오늘, 현재에 집중하려고 그러면 많은 걸 버리게 해줘. 그런 열망 같은 걸. 그리고 내가 가진 걸 내놓았을 때 느끼는 두려움도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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