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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ee:/Diary―

yesterday..

은유니 2005. 8. 10. 17:25
어제 며칠동안 우울했었던 나였기에,
학교에 가면서 친구에게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혼자 여러가지 생각을 곱씹으면서 수업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그날 무엇인지 모르게 가슴을 죄여와서 꾹꾹 아파와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입을 열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고나 할까..

그러다 영어수업을 다 마치고 밖으로 나온 우리는,
평소처럼 집까지 같이 가려했으나, 친구가 어딜 간다고 사라졌고,
문득 멍하니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차라리 더 잘됐어' 하는 심정으로 걸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걷고 또 한참 걸었다.
그렇게 끝없이 그저 걷고만 싶었다.. 고나 할까..


그러다 문득, 초등학교의 모습이 그리워졌고, 발길을 그쪽으로 돌려 학교를 향했다.
졸업한후, 이전에 공사를 하던 초등학교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있었고,
꽤나 멋진 모습을 하면서 나를 맞아주고 있었다, 괜히 반가웠달까..
그렇게 한참을 운동장 근처 그늘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두 눈을 감고 바람을 맞았다.
그러다 눈을 뜬 나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 한층 한층 둘러보았다.
꽤 많이 변해있었다, 문도 새롭게 이쁜 모양을 한 걸로 모두 교체했고
교실도 많이 늘어서 각반의 학생수도 줄어들어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상학습실과 도서실이 새롭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전엔, 그 모습들이 왠지 부럽고, 또 졸업뒤 바뀌어 투덜거렸지만,
그날은 왠지 자랑스럽달까, 그립달까.. 그런 느낌에 왠지 뭉클했다고나 할까..
그러다 4층까지 온 나는, 문득 앞에서 한 선생님을 발견하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 문득 인사를 하는 내게 '엇'하며 웃어주시던..
못 알아보겠다며, 이름을 물으시던 선생님..
이름만 듣고도 '아아' 하며 웃으며 많이 이뻐졌다고.. 잘 지내냐고...
그렇게 반갑게 맞는데도, 나 반가웠는데도 그냥 어정쩡 대했어.


그리고 선생님과 헤어진 후 한참을 혼자 걸으며 울었다.
바보.. 바보... 괜히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그립고, 또 죄송해서...
그렇게 한참을 혼자 울다가, 그렇게 1시간쯤 지나서야 집에 들어갔다.
모르겠다.. 왜 갑자기 눈물이 났는지는.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예전 모습 그대로인 초등학교는,
어릴적 많은 추억을 담은 그 모습으로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는 생각에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눈물이 한참 흘렀다. 바보같이.. 바보같이..

응, 어제는 그랬어요..
아무 말 안해서 미안해요,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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